[O2플러스] 걸그룹 비키니 “우리가 야하다? 건강하게 봐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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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30일 09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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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께도 숨겼던 팀명…실력으로 승부
●“비키니 이미지는 우리를 통해 변화될 것”


‘비키니’, 이름부터 파격적이다.

하지만 실제로 만난 걸그룹 비키니(Bikiny, 미지 요아 재인 해이)는 예상을 뒤엎는 반전 매력을 선보였다.

그들은 자신들의 덩치보다 더 큰 백팩을 메고 나타났다. 당장에라도 해외 배낭여행을 떠날 것만 같았다.

“‘비키니’라고 무조건 야하고 섹시한 것만은 아니에요. 여름을 잊게 하는 일렉트릭 장르의 댄스곡과 시원한 안무를 선보이는 그룹입니다. 저희를 통해 비키니라는 단어가 갖는 상징성이 ‘자연스러움’과 ‘건강함’으로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일동)

비키니는 지난 6월 클럽풍 일렉트로닉 음악 ‘Dance Party’(댄스파티)로 공식 데뷔해 타이틀곡 ‘댄스파티’로 활동 중이다.

그들은 데뷔 1년 전, 현재 멤버로 팀을 결성하고 하루 평균 4~5시간씩 꾸준하게 데뷔를 위해 맹연습해 왔다.

“한여름에 안무 연습하다가 지하 연습실에 습기가 찬 적이 있어요. 막내 요아가 갑자기 청소 하자며 바닥에 물을 뿌린 적이 있어요. 결국 바닥이 한강이 됐죠. 힘들긴 했지만 소중한 시간들이에요.” (미지, 해이)

비키니는 팀명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털어놓으며 말없이 땀 흘릴 수밖에 없었던 속내를 밝혔다. 비키니라는 팀명으로 인해 실력 없이 외모로 승부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았기 때문.

“많은 사람이 쉽게 기억할 거란 생각을 하긴 했지만, 저도 처음엔 성적인 코드가 떠올라 거부감이 심했어요. 부모님께도 음반이 나올 때까지 팀명을 숨겼어요. 하지만 정작 부모님의 반응은 쿨했어요. 쉽게 기억될 수 있는 장점을 생각하라 하셨죠.” (일동)

▶ “비키니가 야하다고요? 건강하고 자연스러운 겁니다!”

비키니는 4인 4색의 팀이다. 리더 재인은 합기도 2단의 유단자이며 중학교 때부터 ‘송파 한가인’으로 소문이 자자했다. 막내 요아는 무용을 전공했고, 미지는 2012 미스코리아 서울지역 본선 출신이며, 해이는 아이큐(IQ)가 156인 영재다. 중학생 시절 반 1등을 놓치지 않았으며 서울외고 영어과 수석 입학 후 현재 한국어, 영어, 프랑스어. 일본어. 스페인어 5개 국어 구사가 가능하다.

“정말 1초만 언뜻 보면 한가인 같다고들 해요. 학창시절엔 절 보러 학교 앞에 찾아오는 남학생들도 있었어요. 얼마 전 유치원생들에게 ‘연예인 본 적 있니? 내가 한가인이야’라며 장난을 친 적이 있어요. (웃음)” (재인)

데뷔 후 음악 방송 및 잡지 표지 모델, 홍보대사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온 비키니는 대부분의 신인 가수들이 가지고 있는 ‘완벽한 무대’를 선보여야 한다는 압박이 자신들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된다고 설명했다.

“첫 무대를 아직도 잊지 못해요. 저희 다음 무대가 보아 선배님이라서 더 떨었어요. 무대 마치고 내려오니까 가수들이 첫 무대 후 왜 펑펑 우는지 알겠더라고요. 부모님의 ‘잘했다’라는 문자 하나에 펑펑 울었어요.” (재인, 요아)

그들은 데뷔 초 가창력 논란에 휩싸였다. 재인은 “데뷔 초기에 ‘기계가 노래를 부르냐?’는 지적을 들은 적이 있다”며 “노래에 기계음이 들어가는 건 맞지만 노래를 못해서가 아니라 콘셉트 때문이다. 속상해서 멤버들과 많이 울기도 했지만, 다음 앨범에 확실히 실력을 보여 드려 오해를 풀고 싶다”고 털어놨다.

논란과 함께 악성 댓글도 많았다. 그들은 “속상하긴 했지만 솔직히 악성 댓글마저도 감사했다. 무관심보다 악성댓글이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보다 나은 모습으로 대신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가요계라는 냉혹한 전쟁터에서 자신감을 잃고 눈물 흘리던 비키니를 다시 일으켜 세운 건 뜻밖의 무대였다. 걸그룹의 ‘파라다이스’인 군부대 공연을 하러 다녀온 것.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환호를 받고 왔어요. 결여된 자신감도 얻었죠. 열심히 노력해서 더 많은 대중이 보내주는 함성을 받고 싶단 생각을 했어요.” (해이, 미지)

▶ “비키니여, 한류행 막차를 타라!”

실제로 비키니는 데뷔와 동시에 남성 잡지 표지 모델로 발탁되며 남다른 섹시미로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대표님이 비키니라는 팀 명 때문에 비키니를 입어 볼 일이 없을 거라고 하셔서 맘 놓고 있었는데… 비키니를 그날 처음 입어 봤어요.” (해이), “노출에 보수적인 편이었는데 이 팀을 만나면서 생각이 변했어요. 비키니가 ‘건강’과 ‘관리’의 상징이 됐으면 좋겠어요.” (미지, 재인)

실제로 비키니 멤버들은 늘씬한 몸매를 유지하는 남다른 비결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의 트레이너는 클라이밍 전 국가대표 선수인 남은경 씨다. 멤버인 해이의 어머니다. 남 씨는 직접 식단 및 운동 스케줄을 관리하며 멤버들의 건강과 아름다운 몸매 만들기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보컬과 안무 등 정해놓은 담당이 없어 노력 여하에 따라 팀 내 역할이 달라진다는 독특한 구조의 비키니. 그들의 롤모델은 누구일까.

그들은 이효리, 니키 미나즈, 엄정화를 꼽았다. 노래와 연기는 물론 퍼포먼스와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는 능력, 완벽한 자기 관리가 그 이유다. 그들은 무엇을 하든 ‘프로’가 되고 싶다고 했다.

비키니는 확실한 목표가 있는 듯 보였다. 그들은 ‘한류의 재발견’으로 기억되고 싶다며 성황을 이루고 있는 한류에 막차를 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또 그들은 당찬 포부도 밝혔다. 건강하고 자신감 넘치는 비키니의 이미지처럼 시원시원한 대답이! 이어졌다.

“쿨·디제이 디오씨 선배님들 이후로 여름 대표 가수의 자리가 공석인 것 같아요. 비키니가 그 자리를 채우고 싶어요. 올해 안에 대중들에게 팀을 확실히 알려서 음원 차트 10위 안에도 들고, 연말 시상식에도 참석하고 싶어요.” (일동)

그들은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보여 드릴 게 많아요. 더 열심히 할 테니 지켜봐 주세요. 예쁘게 봐주세요. 감사합니다.”

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영상 | 동아닷컴 박영욱 기자 pyw06@donga.com


▲동영상=[O2플러스] 걸그룹 비키니 “우리가 야하다? 건강하게 봐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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