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경 “이젠 예쁘다는 칭찬서 공중탈출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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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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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번째 영화 ‘알투비’서 공군 중사역

“예쁘게 보이는 게 아직은 어색하다”는 신세경은 “이번 영화에서 작업복 차림이 한없이 편했다”고 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예쁘게 보이는 게 아직은 어색하다”는 신세경은 “이번 영화에서 작업복 차림이 한없이 편했다”고 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누군가 말했다. 스타가 되는 길은 혼자 사막을 건너는 것이라고.

스물두 살 신세경은 이제 사막에 발을 들인 배우다. 그래서 자신에게 붙은 ‘신세대 스타’니 ‘대세’니 하는 수식어를 “귀찮은 표현”이라고 했다.

2009년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으로 ‘스타’가 됐지만 그는 벌써 영화 6편을 찍은 ‘배우’다. 여섯 번째 영화 ‘알투비: 리턴투베이스’(14일 개봉)는 여름용 영화. 전투기 조종사들의 경쟁과 우정을 담았는데 화려한 공중 액션신이 볼만하다. 지금까지 한국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카페에서 신세경과 여섯 번째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의 역할은 엘리트 조종사 정지훈(비)의 연인이자 전투기 정비대대 중사 유세영이다. “전작 ‘푸른 소금’에 비해 상대(송강호)가 많이 젊어졌다”고 농담을 던졌다. “비 오빠가 데뷔했을 때 저는 초등학생이었죠. 여덟 살 차이네요. 촬영 내내 참 유쾌하고 인간적인 선배였어요.”

영화 속 그는 검댕이 덕지덕지 묻은 정비복을 입고, 병사들에게 욕지거리를 서슴지 않는 보이시한 모습이다. 그에게는 차가운 이미지라는 평가도 따라다닌다. “실제론 그렇지 않아요. 까칠한 이미지가 있다면 스스로 즐겨야죠. ‘반전의 매력’이 있어야 재밌죠. 하하.”

신세경에게 붙는 또 다른 수식어는 ‘성숙한 매력’. 열네 살에 데뷔작 ‘어린 신부’에서 세 살 위 문근영의 친구로 나온 걸 보면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목걸이를 만지작거리던 그는 “이미 그때 다 자랐다. 하지만 아직도 힘든 일이 있으면 엄마와 싸우는 애”라고 했다.

스무 살 때부터 유명세를 감수하고 살아야 했던 그는 “이 길을 선택한 걸 후회할 때도 있다”고 했다. “‘하이킥’ 이후 가치관을 형성할 시간도 없이 세월이 갔어요. 또래처럼 소개팅을 할 수도 없고, 가끔 ‘상품’처럼 여겨질 때면 속상하죠. 하지만 이제 이런 마찰과 감정을 이겨낼 내공이 생기고 있어요.”

아버지는 회사원, 어머니는 주부인 서울 목동 중산층 가정에서 자란 그는 “부모님의 후원이 큰 힘이 된다”고 했다. 그는 신목중과 신목고를 나와 중앙대 연극영화과에 다니고 있다.

스스로 “아직 스타도, 배우도 아니다”라고 했지만 ‘쓸 만한’ 20대 여배우가 드문 요즘 그는 주목받는 대상이다. SBS ‘뿌리 깊은 나무’ ‘패션왕’ 등 드라마에서 꾸준히 러브콜을 받는 이유다. “스스로 아직 뚜렷하게 검증된 게 없는 배우라고 생각해요. 뭔가 이뤄낸 게 없으니 한참 배워야죠.”

자리를 마치며 10년 뒤 모습을 그려달라고 했다. 그는 “예쁘다는 칭찬에 얽매이면 자유롭지 못할 것 같다”며 “여배우지만 미(美)에 초점을 맞춰 살지 말자고 스스로 세뇌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삼십이 넘으면 무언가를 표현하는 데 더 자유로워질 것 같다”고 말했다. 애늙은이 같은 이 배우는 한창 사막을 건너는 중이었다. 오아시스를 찾기 바라는 마음으로….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영화#알투비#신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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