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방커플’이 거품키스…재미가 넝쿨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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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2일 07시 00분


최근 안방극장에서 높은 시청률을 기록 중인 드라마들이 적재적소에 패러디를 배치하며 재미를 배가하고 있다. 사진은 ‘시크릿가든’을 패러디한 ‘넝쿨째 굴러온 당신’(위)과 영화 ‘친구’의 한 장면을 재연한 ‘신사의 품격’. 사진출처|KBS·SBS
최근 안방극장에서 높은 시청률을 기록 중인 드라마들이 적재적소에 패러디를 배치하며 재미를 배가하고 있다. 사진은 ‘시크릿가든’을 패러디한 ‘넝쿨째 굴러온 당신’(위)과 영화 ‘친구’의 한 장면을 재연한 ‘신사의 품격’. 사진출처|KBS·SBS
■ 인기 드라마들 ‘패러디 열풍’

‘넝굴당’, ‘시크릿가든’ 등 명장면 재연
‘신품’은 ‘마지막 승부’ ‘친구’ 녹여내
“지나친 패러디, 극몰입 방해” 지적도

“나랑 밥 먹을래, 죽을래?”

2004년 방송돼 인기를 모았던 소지섭·임수정 주연의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명장면이 KBS 2TV 주말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재연됐다.

이처럼 최근 인기 드라마들의 공통점을 꼽자면 바로 패러디의 향연이다. 경쟁사 드라마는 물론이고, 영화와 예능 프로그램까지 그 대상의 장르도 다양하다.

그 중 역대 가장 많은 패러디를 등장시킨 드라마는 바로 ‘넝굴당’. 영화 ‘화양연화’와 드라마 ‘여인천하’ 등 패러디에 활용된 작품만 10여편이 넘는다. 6월30일 방송에서는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비롯해 현빈과 하지원 주연의 SBS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거품 키스’가 재연됐다. 최근 러브라인에 탄력을 받고 있는 ‘천방커플(천재용·방이숙)’을 통해서다.

극중 외주 제작사 PD인 김남주의 대사를 통한 제목 패러디도 숱하게 등장했다. MBC ‘해를 품은 달’이 ‘전하를 품은 중전’으로, SBS ‘옥탑방 왕세자’가 ‘옥탑방 상감마마’로 탈바꿈해 웃음을 선사했다. 조연 중 가장 많은 패러디에 도전한 배우는 양희경. 극중 노처녀로 출연 중인 그는 노래 교실 강사와 SBS ‘파리의 연인’의 한 장면을 연기한 데 이어 SBS 예능프로그램 ‘짝’을 패러디한 ‘짝꿍-모태솔로’에서도 활약해 눈길을 끌었다.

제작사 로고스필름의 한 관계자는 “패러디를 통해 시청자에게 ‘찾아보는 재미’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캐릭터를 좀 더 효율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 중인 SBS 주말드라마 ‘신사의 품격’은 출연 배우는 물론 작가의 전작을 패러디하는 방법으로 재미를 배가하고 있다.

‘신사의 품격’은 6월30일 방송에서 장동건의 1994년 출연작인 ‘마지막 승부’를 등장시켰다. 극중 장동건이 친구들과 함께 농구 시합을 하면서 “내가 농구의 대명사였다. 94년에 마지막 승부를 가렸지”라는 대사와 함께 시청자로 하여금 ‘마지막 승부’를 상기시켰다. 장동건의 대표작인 영화 ‘친구’의 한 장면도 당시 출연 배우인 김광규를 카메오로 투입시켜 패러디했다. 김하늘의 2002년 출연작인 드라마 ‘로망스’의 명대사 “난 선생님이고, 넌 학생이야”라는 대사도 다시 등장했다. 김은숙 작가는 전작인 ‘시크릿가든’과 ‘파리의 연인’도 적절히 녹여내며 ‘패러디의 달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런가 하면 KBS 2TV 월화드라마 ‘빅’도 MBC ‘해를 품은 달’ 액받이 설정과 OST를 극에 삽입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나친 패러디는 작품을 코믹으로만 치우치게 하고, 사전 정보가 없는 시청자의 드라마 몰입을 방해할 수 있다는 지적과 우려도 나온다. 한 외주 제작사 관계자는 “패러디가 작품을 홍보하고 웃음을 이끌어내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만 억지스런 패러디는 오히려 작품에 독이 되기도 한다”며 지나친 남용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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