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 돌파한 ‘건축학개론’의 ‘알쏭달쏭녀’ 수지 “꽉막힌 순애보 답답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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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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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까지 오는 긴 생머리에 원피스, 하이힐 차림의 수지는 사진기자가 ‘스마일!’을 주문할 때마다 청초한 미소를 사방에 날렸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허리까지 오는 긴 생머리에 원피스, 하이힐 차림의 수지는 사진기자가 ‘스마일!’을 주문할 때마다 청초한 미소를 사방에 날렸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고3이 된 그녀에게도 영화 같은 캠퍼스 로망이 있겠지. “심리학 공부를 해보고 싶어요. 대학 가려면 공부해야 하는데…. 손놓은 지 오래됐어요. 흑.” 긴 머리를 손으로 쥐더니 입가로 가져가며 울상을 짓는다.

영화 ‘건축학개론’을 ‘수지(본명 배수지·18)의 영화’라 부르는 이들이 많다. 승민(이제훈)의 눈으로 본 서연은 알쏭달쏭 속을 몰라 신비롭고, 그래서 밉고 예뻐 급기야 ‘멘털’까지 붕괴시키는, 조금 다른 의미의 ‘팜 파탈’이다. 그 역할을 그럴싸하게 해낸 수지다.

“새벽같이 헤어와 메이크업을 하고, 이동하는 차에서 떡볶이를 먹다 체했다”는 말을 믿기엔 그녀의 표정이 너무 밝았다. 영화는 16일 현재 300만 관객 돌파를 앞두고 있다. 서울 정릉에서 신촌동과 개포동을 오가던 영화 속 서연을 만난 것은 최근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에서였다.

수지는 “시나리오 처음 받았을 때 도무지 공감도 안 되고 재미도 없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혼자서 애만 태우는 상대역 승민의 심리를 이해하는 게 제1과제였다. “감독님, 매니저 오빠, 엄마에게 따지듯 물었죠. 얘는 왜 답답하게 말(고백)도 안 해요?” 개그맨 이수근이 “그땐 진짜 다 그랬다고”라고 증언했지만 믿기 힘들었다. 강남 사는 대학 방송국 선배 오빠를 짝사랑하는 감정 역시 이해불가. 중학교 1학년 때 중3 오빠들이 멋져보였던 자기 기억을 더듬어서야 겨우 내면화시켰다고.

만지작거리던 삐삐도, 삽입곡(전람회 ‘기억의 습작’)도 모두 수지에게 낯설었지만 가장 어려웠던 것은 감정선 잡기였다고 했다. “서연을 포기하기로 한 승민이 ‘꺼져줄래?’ 할 때 서연의 반응이 특히 그랬어요. 고민 끝에 모르겠다는 감정 그 자체로 연기했죠.”

6월부터는 KBS 2TV 새 드라마 ‘빅’에서 남자친구를 지키려고 고군분투하는 ‘엉뚱 소녀’ 장마리를 연기한다. 공유, 이민정과 함께.

이상형을 물었다. “음… 무뚝뚝한데 잘 챙겨줬으면 좋겠고? 딴 것보다 재밌었으면 좋겠어요. 개그 코드 잘 맞아야 되죠. 아, 그거 중요해요!”

신참 영화배우로서 어떤 역할에 욕심이 갈까를 묻자 또 긴 생머리를 만지작거린다. “뱀파이어 역할, 액션 연기요. 아빠가 태권도장 관장님이셨어요. 애들 소꿉놀이할 때 송판 깨고 뜀틀 넘고 탁구 치면서 놀았죠. 참, 공포영화도 좋아요.” 아, 어떤 역할? “여주인공은 소리만 지르면 되잖아요. 전 귀신을 하고 싶은데…. (긴 머리를 앞으로 쏟아 내리며) 머리 쏵!”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영화#건축학개론#배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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