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이 출신 변재원 “언젠가 제게도 때가 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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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23일 11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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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변재원. 스포츠동아DB.
가수 변재원. 스포츠동아DB.
토이의 객원보컬 출신 변재원이 최근 3년 만에 새 음반 ‘사랑이라면’을 내고 활동에 나섰다.

변재원은 1997년 토이 3집 수록곡 ‘바램’과 ‘다시 시작하기’를 불러 인기를 누렸다.

작년에는 김연우, 김형중 등 토이의 객원보컬끼리 ‘프렌즈’라는 프로젝트 팀을 만들어 음반을 내고 공연을 하기도 했다.

변재원은 올해 데뷔 15주년째를 맞았지만, 그의 이름은 여전히 대중들에게 낯설다. 1998년 데뷔앨범 ‘심플린 변’부터 최신작 ‘사랑이라면’까지 그는 15년 동안 겨우 정규앨범 1장과 네 장의 싱글을 냈다.

토이 노래를 제외하면 변재원을 뚜렷이 기억하게 만드는 노래도 없다. 신해철에게 발탁되고, 데뷔 당시 묵직한 중저음에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주목을 받으며 ‘임재범을 잇는 파워 보컬’이란 평가를 받았던 것을 상기시켜보면 지금까지의 행보는 많이 아쉽다.

그는 어찌 보면 가수인생의 첫 단추를 잘 못 꿴 건지도 모를 일이다. 토이의 객원보컬은 양날의 칼이었던 것이다.

변재원을 발굴한 신해철도 토이 앨범 참여에 대해 “데뷔에 조급해 하지 말고 신중하게 판단하라”고 말렸지만, 그는 자신있었다. 데뷔전부터 이미 토이 객원보컬로 큰 주목을 받았지만 정작 자신의 첫 솔로 앨범은 실패해 좌절에 빠졌다.

“1집을 끝낸 후 몇 년간 정말 아무것도 안하고 살았다. 죽을까 살까 고민도 했다. 그땐 나이도 어리고 생각도 짧은 때였다. 당시 토이 객원으로 잘됐고, 음악적으로 충만하던 때어서 내가 앨범 내면 한국 가요계가 뒤집어질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더라. 내가 대단한 사람인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변재원은 그후 1년간 자전거로 하루 35km씩 달리며 몸을 혹사시켰고, 그 과정에서 좌절을 겨우 이겨냈다. 2005년 두 번째 음반도 별다른 성과를 얻진 못했지만 그는 끊임없이 노래하고 공연했다.

새로운 도전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뮤지컬 배우로 나섰다. 2008년 ‘마이 페어 레이디’를 시작으로 ‘총각네 야채가게’에 잇달아 출연했다. 동시에 토이 공연이 열리면 객원가수 자격으로 출연하면서 다시 가수로 돌아갈 기회를 엿봤다.

“토이 객원보컬로 시작한 것에 후회는 없다. 다만 내가 그릇이 크고 더 똑똑했다면, 좌절이 나를 완성해주는 것이었다고 생각하고 뛰어넘어야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울 뿐이다.”

변재원은 이번 음반을 내면서 여러 좋은 징후를 느끼고 있다. 이번 음반은 자신의 우상이있던 김현식이 활동한 기획사(동아엔터테인먼트)에서, 김현식의 음반을 프로듀싱했던 김영 대표가 십수 년 만에 직접 프로듀서로 나선 작품이다.

또 몇 년 전부터 음악 오디션 및 경연프로그램이 주목받으면서 대중이 음악에 귀를 기울이게 된 것도 변재원 같은 보컬리스트들에겐 고무적인 현상이다.

“어릴 적 스쿨밴드를 하면서 내가 김현식보다 더 잘할 줄 알았다. 하하. 결국 내가 좋아하던 김현식의 앨범을 만들었던 곳에서, 당시 김현식의 매니저와 다시 하게 됐으니, 스쿨밴드를 하던 초심으로 활동할 수 있다.”

토이 객원보컬 김연우가 그랬고, 같은 소속사 박완규가 그랬듯, 변재원도 언제 어디서 다시 재조명 받을지 모를 일이니 언제나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어떤 가수가 되고 싶으냐’는 물음으로부터 자유롭고 싶다. 난 아직 나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다. 앞으로 내가 몇 년을 더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나를 이루는 요소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그때서야 나를 어느 정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음반은 토이의 객원보컬이 아닌, 변재원 그 자체로 알아주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이번에 발표한 싱글의 타이틀곡은 ‘사랑이라면’으로, 박완규의 ‘천년의 사랑’을 작곡한 유해준의 작품이다. 또 다른 곡 ‘흔한 마음’은 변재원이 작사했다. 진한 감성을 담아낸 발라드다.

“돌아보면 항상 난 과거에 살았거나 미래에 살았던 것 같다. 이건 불행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현재’에 있으려고 한다. 이제는 ‘지금’ ‘현재’란 말이 내겐 종교처럼 돼버렸다. 나는 항상 ‘지금’에 머물려고 노력한다.”

스포츠동아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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