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욱 “예능인 된 건, 어머니의 말 한마디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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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6일 07시 00분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은 고영욱. MBC 일일시트콤 ‘짧은 다리의 역습’부터 ‘세상을 바꾸는 퀴즈’ 등에 출연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은 고영욱. MBC 일일시트콤 ‘짧은 다리의 역습’부터 ‘세상을 바꾸는 퀴즈’ 등에 출연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 제2의 전성기 ‘천생 예능인’ 고영욱

‘엄마는 네가 방송 나오는 게 좋더라’
어머니의 한마디에 다시 방송국으로
낮은 목소리·엇박자 개그·소심한 성격…
동료들 덕에 핸디캡 극복했죠. 촤하하


그는 혼성그룹 룰라의 멤버로 1990년대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룰라 해체 후 그 영광의 후광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찾아온 인기와 ‘예능 늦둥이’라는 타이틀이 고영욱(36)에게는 더욱 고맙고, 애틋하다.

지난해 고영욱은 룰라 시절 이후 가장 화려하고 행복한 한 해를 보냈다. 그토록 원하던 MBC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에 출연해 연기를 경험했고, SBS ‘스타킹’,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 ‘꽃다발’, ‘세바퀴’ 등 인기 예능 프로그램의 고정 패널로 출연해 연말 방송연예대상 남자부문 신인상까지 수상했다.

“주변에서 알아보면 고맙기도 하고 여전히 쑥스러워요. ‘하이킥’ 덕분에 고등학생 팬들이 많이 생겼는데 그 친구들은 제가 룰라 멤버인 것도 모르더라고요. 지금의 제 모습을 보고 좋아하는 걸 보면 신기하죠. 촤하하.”

● “어머니 말 한 마디에 방송활동 결심”

고영욱은 지난 몇 년 동안 방송을 뒤로 한 채 룰라의 리더 이상민과 술집을 운영했다. 그는 어머니의 말 한 마디에 방송 복귀를 결심했다. TV를 보던 어머니가 “난 네가 술집하면서 돈을 버는 것보다 방송에 나오는 게 더 좋을 것 같다”고 한 말이 고영욱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 평소 “다른 일에 기를 뺏기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하던 룰라 동료 신정환의 조언도 결심을 굳히는 데 한 몫을 했다.

“신기하게도 다시 방송을 열심히 하겠다고 결심하면서 좋은 일들이 많이 생겼어요. 방송에서 (김)지현 누나의 근황을 묻는 질문에 ‘늙어가고 있다’고 말한 것부터 시작해서 이민정 씨와의 인연까지. 그 뒤로 섭외가 많아졌고, 방송에 대한 재미도, 욕심도 커지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평소 고영욱의 모습은 사실 방송과는 많이 다르다. 연예계에 데뷔한 지 18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낯도 많이 가리고 숫기도 없다. 방송의 조금 실없는 모습과는 달리 실제로는 진지하고, 생각도 깊다. 친한 사람들 사이에서 그는 ‘천생 예능인’의 피를 타고 났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어렸을 때부터 저를 본 사람들은 제가 정말 웃기다고 해요. (탁)재훈이 형이나 (정)준하 형은 제가 방송에서 주눅들어 있으면 안타까워하죠. 성격 탓인 것 같아요. 중저음인 목소리 탓도 있고요.”

● “미선 누나, 구라 형, 휘재 형, 명수 형 모두 고마워요“

그러나 그가 자신의 핸디캡으로 여기던 낮은 목소리, 한 템포 늦은 개그, 소심해 보이는 성격은 오히려 방송에서 남다른 캐릭터로 자리잡았다. 그는 자신이 주목받을 수 있는 것은 주변 동료들의 힘이 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혼자 힘으로는 여기까지 오기 힘들었죠. ‘세바퀴’의 미선 누나, 구라 형, 휘재 형도 그렇고 (박)명수 형도 많이 이끌어줬어요. 혼잣말처럼 제가 중얼거리면 ‘고영욱 씨, 뭐라고요’라면서 한 번 더 기회를 주고 용기를 줬어요.”

그는 지금 ‘예능인’이라는 타이틀이 가장 잘 어울리지만 음악 역시 놓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UV같은 프로젝트 그룹도 좋고, 대중적이고 재미있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룰라 때와 다른 감성의 노래로요. 고영욱이 이런 모습도 있구나 생각할 수 있게 말이죠. 하하.”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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