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혜영 “김태원의 왼팔, 아직 낯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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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5일 07시 00분


‘남자의 자격-청춘합창단’에서 보컬 트레이너로 요즘 주목을 받는 ‘10단 고음’의 주인공 뮤지컬 배우 임혜영. 그는 “청춘합창단을 만나면서 ‘진심’이란 말의 의미를 알게 됐다고 한다. 김종원 기자 (트위터 @beanjjun) won@donga.com
‘남자의 자격-청춘합창단’에서 보컬 트레이너로 요즘 주목을 받는 ‘10단 고음’의 주인공 뮤지컬 배우 임혜영. 그는 “청춘합창단을 만나면서 ‘진심’이란 말의 의미를 알게 됐다고 한다. 김종원 기자 (트위터 @beanjjun) won@donga.com
■ ‘남격’ 청춘합창단 보컬트레이너 임혜영

6년차 ‘뮤지컬계 신민아’…예능은 초짜
‘10단 고음’으로 깜짝스타 등극 쑥스러워
공연 잇단 매진에 방송의 힘 실감
연륜의 ‘청춘 하모니’서 인생을 배워요


“자주 가는 세탁소 아주머님이 ‘맞죠?’하며 웃으실 때 방송의 힘이 대단하구나라고 느껴요.”

늘 무대 위에서 관객과 호흡하던 뮤지컬 배우 임혜영(29). 무대에 선지 6년 차로 뮤지컬 팬들에게는 ‘뮤지컬계의 신민아’로 불리는 그지만 처음 접한 방송은 아직 낯설기만 하다.

임혜영은 현재 KBS 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 청춘합창단에서 지휘자인 김태원을 도와 평균 연령 62.3세의 합창단원들을 지도하는 보컬 트레이너로 출연하고 있다. 그의 표현을 그대로 빌리면 “김태원의 왼팔”이다. “아버님, 어머님들을 보면 마음이 순수한 유치원생 같으세요. 어디 불편하신 것은 없는지, 합창할 때 힘든 점은 없는지 들어주는 게 주로 하는 일이예요.”

마흔 명이 넘는 합창단원들의 불만을 하나씩 들어줘도 골치가 아플 텐데 그는 오히려 “우리 아빠, 엄마라고 생각하면 못 들어 드릴 게 없다”며 웃었다.

임혜영은 ‘청춘합창단’을 통해 예능 프로그램을 처음 접했다. 그는 출연 이후 자신에게 쏟아진 세상의 관심과 칭찬에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며 쑥스러워 했다. 특히 임혜영이 단원들 앞에서 부른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노래 ‘오페라의 유령(The Phantom of the Opera)’은 방송 후 ‘10단 고음’ 등으로 불리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금 공연 중인 뮤지컬 티켓이 매진될 때 ‘아 방송의 힘이 크구나’ 절실히 느껴요. 방송 후 인기에 대한 기대요? 좀 더 유명해지면 더 많은 사람들이 제 공연을 보러 왔으면 좋겠다는 것 말고는 없어요.”

● “합창단 노래 들으면 마음 짠해져 목부터 메어요.”

임혜영은 보컬 트레이너로서 단원들의 잘못된 발성을 지적하고 하나의 아름다운 소리가 되기 위한 길로 이끄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그는 지금도 청춘합창단의 합창곡으로 김태원이 만든 ‘사랑이라는 이름을 더하여’를 마주할 때면 목부터 메인다고.

“마흔 여섯 명의 단원들이 저마다 살아온 인생을 노래에 담아 담담히 풀어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늘 마음 한 구석이 짠하죠. 보컬 트레이너로 어느 부분이 틀렸는지, 누가 어디서 음을 잘못 내고 있는지 찾아내야 하는데 노래를 듣고 있으면 저도 모르게 빠져 들게 되요. 그게 바로 연륜의 힘이 아닌가 싶어요.”

그는 ‘남자의 자격’ 멤버들 중 유일한 홍일점이다. 이경규, 김국진, 이윤석, 윤형빈 등 멤버들에 대해서도 “가끔은 연예인이 맞나 싶을 정도로 친근하고 다정다감하다”고 말했다.

“김태원 씨가 자주 말하는 게 ‘한 번 인연은 영원히 보는 겁니다’라는 말처럼 진짜 소중한 인연들을 얻은 것 같아요. 아직 아저씨, 선생님, 오빠 중에서 호칭을 정하지는 못했는데, 우리의 인연을 표현할 수 있는 즐거운 단어를 선택해 보려고요.”

합창단에 도움이 되는 것보다 오히려 합창단을 통해 훨씬 많은 것들을 얻고 있다는 임혜영은 “어르신들을 통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6년 동안 뮤지컬에, 스케줄에 쫓기면서 살았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지금 스케줄이 더 많고 바쁘긴 하지만 정신적으로는 훨씬 건강해진 기분이에요. 어르신들의 인생을 간접적으로나마 접하면서 저를 돌아보게 된 거죠. 사람을 대할 때 나오는 ‘진심’이라는 것의 참 의미를 깨닫고 있어요.”

9월24일에 열리는 전국민 합창대회에 대한 기대를 묻자 “3등 안에 입상했으면 좋겠다”는 다부진 목표를 밝혔다.

“꿈은 높게 가지라고 했잖아요. 단원들 모두에게 아름답지만 힘들고 벅찬 도전이었던 만큼 결과까지 좋았으면 좋겠어요. 이왕이면 어르신들 두 손에 만질 수 있는 무언가를 꼭 안겨 드리고 싶어요.”

김민정 기자 (트위터 @ricky337) ricky3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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