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스테이지] 홍광호-차지연 ‘미친 가창력’ 종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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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24일 07시 00분


“노래 듣다 잠시 기절했다”
뮤지컬 팬들 찬사 이어져

뮤지컬배우 홍공호, 차지연. 스포츠동아DB
뮤지컬배우 홍공호, 차지연. 스포츠동아DB
뮤지컬 배우라면 기본적으로 노래, 춤, 연기의 삼박자를 고루 갖추어야 한다. 사람인 이상 세 가지 다 완벽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고르게 어느 수준은 올라 있어야 한다.

이 중 관객의 주목도가 높은 종목은 단연 노래다. 노래가 안 되는 뮤지컬 배우(특히 주연!)는 재앙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노래 잘 하는 뮤지컬 배우 중에서 각별히 ‘미친 가창력’ 소리를 듣는 이들이 있다.

뮤지컬 팬을 대상으로 트위터를 통해 ‘미친 가창력’의 뮤지컬 스타를 조사했다. 남자 배우 중에서는 홍광호(29), 여자는 차지연(29)이 압도적인 ‘미친 가창력’의 소유자로 꼽혔다.

홍광호는 2002년 ‘명성황후’로 데뷔했다. ‘미스 사이공’, ‘스위니토드’ 등에 출연했지만 팬들의 뇌리 속에 쾅쾅 그의 노래를 새겨버린 작품은 ‘지킬앤 하이드(2008)’다. 당시 제작사에서는 홍광호가 ‘지금 이 순간’을 부른 동영상을 온라인에 배포했는데 이게 대박을 터뜨린 것. 이후 ‘오페라의 유령(2009∼2010)’에서 ‘팬텀’을 맡아 팬들의 혼을 쏙 빼버렸다.

트위터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들도 단순히 “노래가 좋다” 수준이 아닌 “홍광호의 노래를 듣다 잠시 기절했다”, “‘팬텀’을 보고 그날 한숨도 못 잤다” 등의 찬사를 보냈다.

평범한 은행원이었다가 2006년 ‘라이온킹’으로 데뷔해 뮤지컬 스타가 된 차지연은 ‘미친 성대’라는 별명이 추가되었을 정도로 탁월한 노래 실력을 지녔다. 단순히 노래 하나만으로 밀어붙이지 않고 도전하는 배우로서의 모습이 아름답다. 2010년 ‘서편제’에서 ‘송화’ 역을 맡아 판소리 연기를 소화했고 ‘엄마를 부탁해’를 통해 처음으로 연극 무대에 섰다.

차지연은 미성이 많은 국내 뮤지컬 여배우 중에서 독특하게 걸걸한 탁성을 지녔다. 뮤지컬 관계자들 사이에서 초기부터 “최강의 곡 해석력”, “차지연의 시대가 올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연기 감성도 풍부해 슬픈 노래를 부를 때면 배우도 관객석도 눈물바다가 된다.

두 사람 외에도 남자배우에서는 류정한, 정성화, 박은태 등이 여자는 김선영, 신영숙, 조정은, 정선아 등이 ‘미친 가창력’으로 뽑혔다.

여기에 빼놓을 수 없는 배우가 한 명 더 있으니 바로 아역 출신 김수용이다. ‘햄릿(2007)’에서 김수용이 보여준 ‘신기’는 이제는 전설로 회자된다. 성문으로 들어간 햄릿이 고음을 뿜어내는 동안 서서히 성문이 닫히는 장면. 다른 햄릿들은 성문이 닫히기 전 호흡이 떨어져 소리가 끊어지고 말았지만, 김수용은 성문이 닫힌 뒤에도 한참이나 소름 돋는 하이음을 쏟아냈다. 관객석의 반응은 상상에 맡긴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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