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하이’는 슈스케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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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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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스토리, 슈스케2 꼭 빼닮아
월화 드라마 아테나 제치고 인기 하이킥

①촌놈과 수리공악바리 성공기 ②학교 폭력 아픔을 딛고… ③외모… 실력… 모든걸 가졌다 ④미운 오리 백조로 날다
①촌놈과 수리공악바리 성공기 ②학교 폭력 아픔을 딛고… ③외모… 실력… 모든걸 가졌다 ④미운 오리 백조로 날다
“내 연기 점수는 빵점”이라고 주인공 역의 연기자도 인정했다. 대본이 짜임새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아테나: 전쟁의 여신’(SBS)과 ‘역전의 여왕’(MBC) 같은 쟁쟁한 경쟁작을 제치고 월화 드라마 시청률 1위에 올랐다. 연기 경험 없는 아이돌 가수들이 떼 지어 나오는 KBS 2TV ‘드림하이’ 얘기다.

드림하이는 연예인 사관학교인 ‘기린예고’ 학생들이 가수의 꿈을 키워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연기도 꽝 대본도 꽝’이라고 욕하면서도 사람들이 끌리는 이유는 이 드라마를 마치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슈스케)’ 보듯 즐기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드라마는 슈퍼스타 ‘K’가 2018년 한국인 최초로 미국 그래미상을 수상하는 장면으로 시작했다.

○ 삼동은 허각, 진국은 존박?

기린예고 입학을 위한 실기시험 장면은 134만 명이 몰려든 슈스케2 예선 오디션의 축소판이다. 운 좋게 ‘바늘구멍’을 통과한 신입생들을 보면 슈스케2의 ‘톱11’이 떠오른다. ‘연기 빵점’이라고 고백한 ‘미쓰에이’의 수지가 연기하는 고혜미는 학교 폭력의 희생자라는 점에서 슈스케의 장재인을 닮았다. 혜미를 해코지하는 ‘악녀’ 윤백희(‘티아라’ 은정)는 지나치게 경쟁심을 보여 ‘밉상녀’로 불렸던 김그림을 연상시킨다.

홀어머니와 가난하게 사는 ‘촌놈’ 송삼동(김수현)은 환풍기 수리공인 허각, 삼동의 경쟁자인 ‘꽃남’ 진국(‘2PM’ 택연)은 세련된 무대 매너를 보여준 존박과 흡사하다. 재능은 있으나 진지하지 않은 제이슨(2PM 우영)은 ‘허세’ 강승윤을, 노래 잘하는 ‘뚱녀’ 김필숙(아이유)은 통통한 외모로 화제가 됐던 박보람을 떠올리게 한다.

드림하이는 도전자들의 절절한 사연에 조명을 비추면서 감동을 끌어낸 슈스케의 성공 방정식을 그대로 따른다. 혜미는 사업에 실패하고 도망 다니는 아버지의 사채를 갚기 위해 성악가의 꿈을 접고 가수 지망생이 된다. 진국은 정치인 아버지의 사생아로 태어나 버림받고 오로지 춤추는 낙으로 사는 상처받은 청춘이다. ‘깡촌’ 출신 삼동은 가난과 싸우면서 가수의 꿈을 꾸지만 청각 장애까지 겪게 돼 ‘베토벤 삼동’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산다.

○ 오디션의 백미는 치열한 경쟁

감동과 함께 슈스케의 성공 비결이 된 키워드는 ‘경쟁’이었다. 드림하이도 크고 작은 오디션 무대에서 펼쳐지는 아이돌의 노래와 춤 대결이 볼거리다. 이들은 슈스케처럼 기성 가수들의 노래를 제 식으로 바꿔 부른다. ‘허각의 사랑비’ ‘장재인의 신데렐라’가 그랬듯 드림하이에 나온 노래들은 방송 직후 ‘수지 겨울아이’ ‘은정 마음이 다쳐서’라는 검색어로 포털사이트의 차트 상위권을 휩쓸었다. 혜미와 백희가 월말평가에서 불러 100점과 85점을 받은 노래다.

촌놈 삼동과 미국 유학파 제이슨이 ‘마지막 콘서트’를 번갈아 부르는 장면, 진국과 백희, 제이슨과 아이유가 각각 듀엣으로 ‘어떤 이의 꿈’을 부르는 노래 대결은 특히 큰 화제가 되면서 드라마의 인기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이돌의 공연을 보기 위해 발연기를 참고 보던 시청자들은 최근 배우들의 사랑 이야기가 늘어지면서 노래하고 춤추는 분량이 줄어들자 “러브라인에 밀려 볼거리가 없어졌다” “퍼포먼스가 부실하다. 처음 기획대로 가 달라”는 항의의 글을 잇달아 올렸다. 1등이 누가 될지 점치며 슈스케를 보던 시청자들은 이제 ‘K’가 누가 될 것인지 점치면서 기린예고 학생들을 지켜보고 있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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