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포커스] 조성하 “‘욕망의 불꽃’ 덕에 40대 원빈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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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1일 07시 00분


■ 영화 ‘황해’·드라마 ‘욕망의 불꽃’으로 제2의 연기인생 활짝

연극 10년·영화 조연 10년…
800대 1 뚫고 ‘황해’ 캐스팅
악랄한 연기 관객 사로잡아

안방선 꽃중년 로맨스 열연
65세 팬도 있답니다, 하하

최근 ‘욕망의 불꽃’과 ‘황해’를 통해 여성팬들의 인기를 얻기 시작한 조성하. 그는 기분 좋은 내색을 하면서도 “좋은 작품으로 경쟁하고 싶다”는 프로의식을 드러냈다.
최근 ‘욕망의 불꽃’과 ‘황해’를 통해 여성팬들의 인기를 얻기 시작한 조성하. 그는 기분 좋은 내색을 하면서도 “좋은 작품으로 경쟁하고 싶다”는 프로의식을 드러냈다.
“제 인생의 모래시계는 한 번에 한 알씩 내려가는 것 같아요.”

연극 무대에서 보낸 10여 년의 시간, 독립영화와 상업영화 조연으로 보낸 또 다른 10여 년을 거친 연기자 조성하(45)는 자신을 다지는 긴 시간을 보내고 비로소 대중의 눈을 사로잡았다. 그는 남들은 짧은 시간에 걷는 길을 자신은 더디게 걸어왔다며 모래시계에 비유했다. “욕심이 많았던 시간도 있었고 답답하던 때도 있었지만 이제 덤덤하게 연기하고 있다.”

조성하는 KBS 1TV ‘대왕세종’에서 세종의 스승 이수, 2TV ‘성균관 스캔들’의 정조 역 등 사극을 통해 인지도를 넓혔다. 그리고 화제의 두 작품인 영화 ‘황해’와 MBC 드라마 ‘욕망의 불꽃’을 통해 오랜 시간 다져온 연기력을 펼칠 기회를 만났다.

“인생에 세 번의 기회가 온다잖아요. ‘황해’가 그런 기회에요. 버스회사 사장이고 조직폭력배의 보스인 태원 역을 놓고 800명 쯤 되는 연기자가 후보에 올랐다는데, 두 번의 오디션을 거쳐 ‘황해’에 합류하게 됐죠.”

‘황해’는 김윤석·하정우의 두 번째 만남으로 관심을 끌었지만 개봉 후 관객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배우는 조성하다. “악인이지만 쉽게 봐왔던 통념적인 인물이 아니라서 그 중심을 찾는 게 쉽지 않았다”는 그는 “결국 처절하고 약간은 찌질하게 최후를 맞는 태원을 이해하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고 그 최후를 쉽게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고 돌이켰다.

영화에서는 살인을 청부하는 악랄한 인물이지만 그동안 드라마에서 그가 소화한 캐릭터들은 다정다감하고 정의롭다. ‘성균관 스캔들’의 정조는 상식을 뛰어넘는 따뜻한 임금이었고, 방송 중인 ‘욕망의 불꽃’에서는 늦사랑에 빠져드는 중년의 재벌2세로 등장해 여성 팬층을 늘리고 있다.

“‘욕망의 불꽃’ 촬영지인 울산에 가면 아주머니들의 환호가 대단해요. 하하. 스태프들이 ‘울산의 원빈’이란 별명까지 붙여줬어요. 팬 카페에 65살 회원도 있고 40∼50대도 많아요. 연기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더니 저에게도 이런 일이 생깁니다.”

‘욕망의 불꽃’에서 상대역인 김희정과 나누는 중년의 로맨스는 여성 팬들을 자극하는 요소. 조성하는 “요즘엔 꽃중년이라는 말까지 듣는다”며 멋쩍게 웃었다.

고등학교 연극반으로 연기를 시작해 서울예대 연극과를 졸업한 그는 오랜 무명의 시간을 보내면서도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은 악착같은 배우다. 연기를 계속할 수 있던 데는 가족의 응원도 힘이 됐다. 중학생, 초등학생의 두 자녀를 둔 그는 “아빠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가장 좋아하는 건 가족”이라고 했다.

동료 연기자들과 나누는 우정도 연기하는 데 힘을 준다. “손병호 선배나 박희순, 성지루 씨와도 자주 어울리는데 좋은 연기자가 많다는 건 그만큼 자극과 힘이 된다”는 조성하는 “좋은 작품으로 경쟁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사진|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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