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포커스] “어? 비서 아저씨다! 그 있잖아, 껌딱지 커플”…임지규 “드라마 한편에 나도 ‘꼬픈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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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6일 07시 00분


■ MBC ‘역전의 여왕’ 강우 비서

10편의 영화…여전히 ‘충무로 기대주’
“생방송같은 드라마연기 부담됐지만
사람들이 알아봐주니 새삼 놀라워요”

임지규는 그동안 약 10편의 영화에 출연했지만 드라마 ‘역전의 여왕’으로 비로소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보기 시작했다며 “방송의 위력을 실감한다”고 했다.
임지규는 그동안 약 10편의 영화에 출연했지만 드라마 ‘역전의 여왕’으로 비로소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보기 시작했다며 “방송의 위력을 실감한다”고 했다.
“어? 비서 아저씨다! 그 있잖아, 껌딱지 커플!” MBC 월화드라마 ‘역전의 여왕’에서 본부장인 박시후 옆에 바짝 붙어 늘 입바른 소리를 거침없이 하는 비서 강우 역의 임지규(33).

그는 얼마 전 지하철에서 자신을 뚫어지게 보던 한 소녀의 시선을 느꼈다. 그 소녀는 잠시 후 임지규를 가리키며 옆에 앉은 엄마에게 “엄마! 비서야 비서! ‘꼬픈남(꼬시고 싶은 남자)’ 박시후 비서 있잖아!”라고 소리쳤다. 임지규는 속으로 이런 생각했다. ‘아, 드라마 한 편의 효과가 이렇게 크구나.’ 그리고 여학생을 향해 눈을 한번 찡긋거렸다.

극중 존재감이 크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드라마 속의 비서 역할이 한순간에 ‘국민 껌딱지 커플’로, 그리고 러브라인까지 생길 거라고는 기대도 하지 않았다.

그런가 하면 얼마전에는 식당에 갔을 때 옆 자리에서 식사를 하던 사람이 그의 밥값을 내고 “언제 한번 내가 운영하는 중국집에 오면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인사를 하기도 했다.

“예전보다 나를 주목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느껴요. 그동안 10편에 가까운 영화에 출연했어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전혀 없었거든요.(웃음) 그런데 요즘은 저를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 새삼 방송의 위력을 느끼곤 해요.”

그의 말대로 임지규는 드라마에서는 낯선 얼굴이지만 영화계에서는 기대주로 촉망 받은 지 오래다. 독립영화 ‘저수지에서 건진 치타’부터 ‘은하해방전선’ ‘과속스캔들’ ‘백야행’ ‘파트너’ ‘요술’까지 출연한 영화만 해도 여러 편이다. 2007년 영화 ‘은하해방전선’으로 부일영화상 신인 남자 연기상을 받았고, 80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과속스캔들’에서는 박보영의 첫사랑으로 출연해 찌질남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독립영화에서 조금 주목을 받았을 뿐이지 아직 갈 길이 먼 신인이에요. 촬영 중간에 투입이 됐는데 김남주, 정준호, 하유미 선배 등 TV에서 보던 연기자들이 제 눈앞에 있어 설레였으니 말 다했죠. 연기를 시작할 때 발음이 부정확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는데 극 중 강우는 말도 많은데다가 빠르기까지 하더라고요. 역할에 충실하면서 강우가 가진 재미도 놓치지 말아야 해서 애 좀 먹었어요.”

임지규는 회를 거듭할수록 캐릭터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이 늘어나면서 분량도 조금씩 늘어났다. 그는 지금 자신의 상황을 “‘역전의 여왕’ 시청률 변화 추이처럼 긴장을 늦출 없는 상태”라며 웃었다.

“함께 출연하는 특별기획팀 식구들이 많이 챙겨줘요. 애드리브를 함께 연구하기도 하고. 김남주 선배는 같이 붙는 신이 많지 않은데 늘 ‘지규야, 그 장면은 정말 좋았어’라며 격려해 주세요. 언제 또 이런 가족 같은 연기자들을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바쁘게 돌아가는 드라마 제작 현장에 대한 아쉬움도 솔직히 털어놨다.

“생방송처럼 진행되는 제작 환경은 저 같은 신인에겐 정말 부담스럽죠. 캐릭터에 몰입할 시간이 없으니 뻔한 연기를 보여줄 수 밖에 없잖아요. 실수 안하고 안전한 연기를 보여주는 게 최선인 안타까운 상황이 계속되요. 뻔한 연기를 뛰어 넘고, 기대 했던 것을 빗나가야 진정한 배우인데. 진심을 다 전달할 수 있을 정도의 여유가 없어서 많이 아쉬워요.”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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