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Q] 박민영, 여자인거 너무 티날라…“하루 20시간·5개월 내내 압박붕대로 가슴 더 꽁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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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9일 07시 00분


■ 박민영, ‘성균관 스캐들’서 연기·인기 두토끼 사냥

가슴 꽉 싸매…소화불량·땀띠에 피부염도 생겨
‘…스캔들’ 만나기 전 우울증 내겐 최악의 시기
남장여자 잊어야 하는데…벌써 도포가 그리워

‘성균관 스캔들’을 통해 한 단계 성장한 연기자 박민영. 그는 “얻은 게 정말 많고, 나를 다시 돌아보게 해 준 고마운 작품”이라고 말했다.
‘성균관 스캔들’을 통해 한 단계 성장한 연기자 박민영. 그는 “얻은 게 정말 많고, 나를 다시 돌아보게 해 준 고마운 작품”이라고 말했다.
“예쁜 치마저고리를 입고 싶었는데, 이젠 갓과 도포가 그립네요.”

남들은 하나만 잡아도 성공이라는데, 그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최근 종영한 KBS 2TV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을 통해 연기와 인기에서 모두 합격점을 받은 박민영.

그는 안방극장에 ‘성균관 스캔들’ 열풍을 일으킨 주인공 중 한 명이다. 그런데 그 역시 시청자들과 마찬가지로 아직까지 ‘성스앓이’(성균관 스캔들에 대한 관심을 나타내는 팬들의 표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 5개월간 드라마에서 남장여자 김윤희로 살았던 그는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하루빨리 윤희를 잊는 작업을 해야 하는데, 그를 보내기 힘들다”고 말했다.

박민영이 윤희를 쉽사리 보낼 수 없는 이유는 캐릭터에 대한 몰입이 남달랐던 이유도 있지만, 그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끔 해준 드라마기 때문이다.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고 하잖아요. 윤희를 만나기 전이 저에게 딱 그랬어요. 어둠의 시기였죠. 데뷔작인 ‘거침없이 하이킥’ 이후 이렇다 할 대표작이 없었어요. 출연하기로 했던 작품이 제작 과정에서 엎어지기도 했고, 안 좋은 일들이 겹치면서 올 초에는 우울증까지 왔어요. 진로를 바꿀까 고민하던 시기에 윤희를 만나게 된 거죠.”

박민영은 2006년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을 통해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아이 엠 샘’ ‘자명고’ ‘전설의 고향 구미호’ ‘런닝구’ 등의 드라마에 출연하며 주인공까지는 올라갔다. 하지만 처음 받았던 주목과 기대보다 그의 활약은 크지 않았다.

“그때는 ‘하이킥’의 인기가 박민영의 것인 줄 알았어요. 시련도 있었고, 마음을 다 비우고 나니까 인기는 바람에 흩날리는 모래와 같다는 걸 깨달았죠. 단단하게 기초공사가 잘되어 있으면 아무리 바람이 세게 불어도 없어지지 않잖아요. ‘성균관 스캔들’에 출연하면서 새로운 땅에 견고한 성을 쌓을 기초공사를 다져놨다고 생각해요.”

극 중 박유천과 호흡을 맞추며 ‘물랑 커플’로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다.
극 중 박유천과 호흡을 맞추며 ‘물랑 커플’로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다.

이제 박민영은 대표작이 하나 더 생겼고, 바람이 불어도 없어지지 않을 탄탄한 인기까지 얻었다. 그동안 고정관념처럼 따라다니던 새침한 이미지에서 밝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변화하는 것도 성공했다. 극 중 ‘꽃선비 3인방’ 박유천, 송중기, 유아인의 사랑을 한몸에 받으면서도 여성 시청자들의 사랑도 받았다.

“처음엔 작가와 감독님이 저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셨어요. ‘꽃선비 3인방’이 워낙 인기가 많아서 제가 미움을 받고 안티 팬이 늘까봐서요. 신기하게도 드라마에 출연하는 동안 안티 팬이 과거보다 더 줄었어요, 저를 미워하기 보다는 ‘저게 나였으면 좋겠다’고 빙의를 하셨대요. 정말 감사한 일이죠.”

박민영은 남장여자라는 설정에 따라 5개월 동안 꼬박 압박붕대로 가슴을 조이고 살았다. 어떤 때는 화면에서 여자임에도 ‘꽃선비 3인방’보다 더 안 예뻐 보이기도(?) 했다. “여름에는 땀띠가 나다 못 해 피부가 짓물러져서 피부염까지 생겼어요. 시청자게시판에 ‘여자인 게 너무 티난다’는 글을 본 뒤에 가슴을 더 강하게 붕대로 조였죠. 하루에 20시간을 넘게 붕대로 감다보니까 호흡곤란과 소화불량에 시달리기 일쑤였어요. 박유천, 송중기, 유아인은 극 중 부잣집 도련님이라서 저보다 의상이 화려하고 종류도 아주 많았어요. 저도 가끔 ‘예쁜 옷을 입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제는 그 허름한 도포도 그리워요.”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사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래몽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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