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Q|윤시윤의 연기와 삶] 윤시윤 “눈물로 김탁구를 보낸다 이번엔 사내를 보여줄 것”

스포츠동아 입력 2010-09-29 07:00수정 2010-09-29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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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초반 적지않은 사람들의 우려와 회의적인 반응을 환희와 감동으로 바꾼 시청률 50%의 사나이 윤시윤. “4개월 동안 김탁구에 빠져 살았다”는 윤시윤이 그와 헤어지는 기분을 담담히 밝혔다.
■ 제빵왕 김탁구와 함께 한 여기자들의 수다

“주위 불신 씻고 시청률 50% 완벽한 성공
나를 믿어준 제작진 생각에 종방연서 펑펑
4개월간 빠져살던 캐릭터와 이별 시원섭섭

‘하이킥’서 소년성, ‘김탁구’서 청년성 연기
차기작선 강한 남자의 모습 보여주고 싶다”

KBS 2TV ‘제빵왕 김탁구’ 주인공으로 신인 윤시윤(24)이 후보에 올랐을 때 대부분의 드라마 관계자들은 “100% 미스 캐스팅이다”고 했다. 하지만 윤시윤은 이런 우려에 대해 단 한번도 “섭섭하다”고 말하지 않았다. 그냥 묵묵히, 그리고 천천히 김탁구와 하나가 되어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마침내 시청률 50%의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의 주인공으로 당당히 섰다. 16일 ‘제빵왕 김탁구’ 마지막 회가 방송되던 날 종방연 자리에서 윤시윤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그 동안의 서러움이 한꺼번에 밀려온 것은 아닌지, 그 눈물의 의미를 물었다.

윤시윤은 “6월 제작발표회 당시 ‘김탁구 윤시윤’은 참 외로웠다. 그런데 종방연 날 끝까지 믿어준 제작진과 선배들이 옆에 서있는 걸 보는 순간 ‘이 분들이 여기까지 나를 끌어 주셨구나’라는 생각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며 다시 눈가가 촉촉해졌다. 4개월 동안 윤시윤은 김탁구가 자신인지, 자신이 김탁구인지 모를 정도로 캐릭터에 빠져 살았다. 이제 조금씩 김탁구와 헤어질 준비를 하고 있다는 그를 ‘여기자들의 수다’에 초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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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눈물 많은 남자예요, 흑흑흑”

이정연 기자(이하 이 기자) : 김탁구와 헤어진 기분이 어떤가.

윤시윤 : 복잡 미묘하다. 좋기도 하고 서운하기도 하고. 분명한 건 탁구와 헤어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다는 것이다. 선배들이 캐릭터를 만나 그 역할에 빠져 사랑하고, 헤어지는 것까지가 배우의 역할이라고 했는데 아직 캐릭터와의 헤어짐에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

김민정 기자(이하 김 기자) : 종방연 때 많이 울던데 원래 눈물이 많은 편인가.

윤시윤 : 눈물이 진짜 많은 편이다.(웃음) 마지막 촬영이 있기 일주일 전부터 울기 시작했다. 하도 울었더니 정작 마지막 촬영 때는 아무도 위로를 안 해줬다. 원래 김탁구가 우는 장면은 많지 않았는데 내가 맡게 되면서 좀 더 눈물 많고 감정적인 캐릭터로 바뀌었다.

이 기자 : ‘지붕 뚫고 하이킥’ 때보다 더 큰 스타가 됐다.

윤시윤 : 아직 보여준 것이 많지 않은데 과분한 사랑을 미리 받았다고 생각한다. 사랑을 받을수록 더 발전적인 모습과 책임감 있는 행동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긍정적인 압박감들이 몰려온다.

김 기자 : 드라마 초반 자신의 캐스팅과 관련해 마음고생을 좀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윤시윤 : 김탁구를 만난 순간 나와 굉장히 닮은 친구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사실 초반에는 탁구를 마음껏 사랑할 수 없었다. 주변의 큰 우려 때문이었는지 자신감도 잃고 두려웠다. 솔직히 말하면 도망갈 힘도 없을 정도였다.(웃음)

이 기자 : 김탁구의 어린 시절을 맡은 아역 오재무의 열연때문에 부담이 더 컸을 것 같다.

윤시윤 : (오)재무가 연기한 김탁구에서 내가 연기하는 김탁구로 넘어가는 7부가 가장 두려운 시간이었다. 방송 전 광고가 나가는 시간이 너무 길게 느껴졌다. 재무가 잘해서 부담스러웠다기 보다 나는 탁구를 아직 부담스러워하고 있는데 재무는 완전히 탁구와 동화가 된 것 같았다. 재무의 연기를 보면서 용기를 얻었다. 재무가 ‘형, 내 손 잡아. 우리 같이 탁구가 되자’며 손을 잡아 주는 것 같았다.

김 기자 : 또 자극을 준 사람이 있다면.

윤시윤 : 바로 주원이다. 그는 같이 밤을 새고 촬영을 해도 지치지 않는 근성 있고 책임감이 있는 연기자다. 카메라가 돌고 있으면 늘 자신의 연기를 위해 감정을 준비했다. 4개월 동안 주원이의 입에서 불평 내지 부정적인 말을 들어본 적이 없을 정도로 바르다. 나를 긴장하게 만드는 가장 무서운 동생이면서 정말 사랑스러운 동생이기도 했다.

● “배우의 콧구멍을 보고 연기하는 기분을 아세요?”

이 기자 : 주원이 좋은 동생이긴 하지만 윤시윤에게는 굴욕을 가져다주기도 했다.

윤시윤 : 키 차이 때문이다. 상대방의 콧구멍을 보고 연기해야 하는 슬픔은 아마 아무도 모를 것이다.(웃음) 주원이가 유독 키가 큰 건데 옆에만 서면 몸도 마음도 너무 작아졌다. 키가 작은 게 콤플렉스라고 하면 부모님이 서운해 하실 텐데. 나 그렇게 작은 키는 아니다.

김 기자 : 드라마가 성공하자 가장 기뻐해 준 사람은 누군가.

윤시윤 : 바로 할머니다. 어렸을 때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셔서 할머니가 나를 키워주셨다. 이번 추석 때도 할머니가 사시는 전라남도 순천에 다녀왔다. 작은 슈퍼마켓을 운영하시는데, 있는 동안 사람들이 이상하게 많이 몰려서 밥 먹는 시간 말고 이틀 내내 사진 찍고 사인만 하다 왔다. 나중에 알고 보니 할머니가 동네 주민들을 끌고 오신 거였다.

이 기자 : 할머니께 특별한 감사의 선물을 한 것이 있나.

윤시윤 : 얼마 전 할머니께 침대를 사 드렸다. 그 침대를 끌어안고 한참 우셨다고 들었다. 할머니는 손자가 힘들게 번 돈을 함부로 쓸 수 없다며 아무것도 사지 말라고 하신다. 아, 그리고 이번에 일본 여행을 보내 드리기로 했다. 여권 만드신다고 예쁘게 화장하고 찍은 사진이 너무 귀여웠다. 할머니 고향이 일본이시라 특별한 선물이 될 것 같다.

김 기자 : 드라마를 통해 윤시윤은 착하고 바른 생활 청년이라는 이미지를 얻게 됐다.

윤시윤 : 스스로 피곤하다고 생각할 만큼 평소에도 바르게 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매니저 형이랑 늘 다짐하는 것이 있다. 더 유명해지려고 하거나 인기를 쫓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지 말자는 것이다. 그보다 윤시윤이 하는 이야기는 믿음이 가는,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되자는 목표를 잡았다.

이 기자 : 2년 만에 시트콤, 영화, 드라마의 주인공을 다 맡았다. 다음 도전이 궁금하다.

윤시윤 :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는 저의 소년성을 보여줬고, ‘제빵왕 김탁구’에서는 청년성을 보여드렸다. 다음 작품에서는 윤시윤의 남성성을 보여드리고 싶다. 지켜야 할 여자나, 친구, 가족이 있는 그런 강인한 남자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사진|김종원 기자 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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