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싱Q|‘아저씨’로 본 한국의 리얼액션] 박정률 무술감독 “아저씨가 잔혹? 우리가 짠건 더 지독했지!”

스포츠동아 입력 2010-09-27 07:00수정 2010-09-27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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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것 그대로”-“죽기 살기로”
박정률 무술감독(왼쪽)이 원빈에게 액션 장면 연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아저씨’ 속 리얼액션 창조 박정률 무술감독

실제 ‘날 것’이 리얼…‘양념’ 나중에
관객이 공감 하는 액션이 가장 중요

아직 라면박스 쌓아놓고 뛰어내려
열악한 무술팀 처우 넘어야 할 과제


“파(派)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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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액션’은 와이어 액션으로도 불리는 볼거리 위주, 또는 정교한 합으로 구성된 화려한 몸놀림의 ‘비주얼 액션’과는 다른 ‘개념’으로 들린다.

인물들의 계획된 동선을 바탕으로 사실적인 몸놀림을 내세우는 ‘리얼 액션’을 지향한 ‘아저씨’의 박정률 무술감독.

훤칠한 외모로 배우 못지않은 잘 생긴 얼굴을 지닌 그는 “무술감독상(賞) 하나 만들어달라!”며 웃었다. 영화의 중요한 스태프이면서 대중의 시선에서 자주 소외되는 무술감독들의 아쉬움을 표현한 셈이다. 그는 600만 관객을 모은 ‘아저씨’의 또 다른 주역이면서 신재명 감독을 잇는 ‘리얼 액션’의 대표적 연출자인 17년차 젊은 무술감독이다. ‘사생결단’ ‘사랑’ ‘마린보이’ 등의 무술감독을 거쳐 최근 ‘모비딕’에 참여하고 있다.

- ‘파가 다르다’고 했는데, 한국영화 속 액션의 트렌드가 있나. ‘리얼 액션’은 무엇인가.

“특별한 트렌드는 없다. 영화의 콘셉트와 시나리오 상 액션의 뉘앙스에 따라 다를 뿐이다. 와이어를 쓰든, 그렇지 않든, 액션의 화려함이 시나리오를 넘어서면 안 된다. 우린 그저 ‘뻥치지마!’ 정도로, 마치 현실 같은, 그럴 듯한 액션을 연출할 뿐이다. 영화 속 인물이 의자를 뛰어넘으면 ‘저 정도면 나도 할 수 있겠다’고 관객이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거다.”

- ‘아저씨’의 경우 사실성을 넘어 지나치게 잔혹하다는 평도 많다.

“우리가 짜놓은 건 더 잔혹했다.(웃음) ‘날 것 그대로’가 먼저라고 생각했다. 양념은 나중 문제이다. 양념부터 생각하면 인스턴트나 통조림이 된다.”

- 연출자인 감독과 의견이 충돌하는 경우도 있겠다.

“전체 연출은 감독의 몫이다. 감독의 취향과 개성이 가장 중요하다. 무술감독은 그에 조응하는 역할이다. 연출자의 눈이 리얼한 것에 맞춰지면 무술감독도 그런 액션을 연출할 사람을 선택하기 마련이다.”

- ‘아저씨’의 경우엔 어땠나.

“이정범 감독이 상당 부분을 열어줬다. 액션 창작의 영역을 자유롭게 열어줬고 차츰 (의견의 간극을)좁혀갔다. 무술팀과 배우의 동작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그 폭을 맞추곤 한다.”

- 현재 충무로의 무술감독 등 무술팀에 대한 대체적인 처우는 어떤가.

“아직도 라면박스를 쌓아놓고 그 위로 뛰어내리는 수준이다. 우린 다치는 걸 두려워하면 안된다. 그래서 최대한 안전을 고려한다. 때론 사비를 들여 장비를 구하기도 한다. 그에 대한 예산 배정은 거의 없다. 오로지 무술팀의 노하우와 색깔에 기대는 측면도 많다. 많은 여건이 아직도 쉽지 않고 녹록하지 않다. 하지만 두렵진 않다. 개런티 역시, 위험성과 공을 들이는 시간에 비해 아직은 짠 편이다.”

- 함께 작업한 배우들의 액션을 평가한다면.(웃음)

“죽기 살기로 하는 배우가 가장 예쁘다. 몸이 피곤해 대충 대역을 쓰자는 배우도 있다. 하지만 대역을 쓰면 지금은 관객이 먼저 안다. 배우 스스로 몸을 지키려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그건 운동 밖에 없다. 요즘 젊은 배우들은 액션 훈련을 할 시간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대체로 열심히 한다. 어떤 배우는 훈련에 게으러도 현장에선 정말 열심히 한다. 자신이 책임질 그림이 잘 나와야 하니까! 하하!”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사진제공|오퍼스 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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