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만분의 1 사나이 “자고 나니 ‘슈퍼스타’ 됐네요”

  • 입력 2009년 10월 16일 0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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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슈퍼스타K’ 방영내내 화제…경쟁자 70만명 제치고 챔프 꿈 이뤄

‘눈을 뜨니 스타가 됐다’는 말이 지금 그보다 더 딱 맞아떨어지는 경우가 있을까. 요즘 인터넷을 비롯해 각종 매스컴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이름 가운데 하나는 바로 서인국이다. 그에게 붙는 수식어도 대단하다. ‘70만 분의 1의 사나이’ 또는 ‘한국의 폴 포츠’. 서인국(22)은 케이블TV 채널 엠넷이 3개월 동안 진행한 오디션 프로그램인 ‘슈퍼스타 K’의 최종 우승자다. 서인국의 요즘 하루는 여느 톱스타 못지않게 분주하다. 밀려드는 매스컴 인터뷰와 연예기획사와의 미팅으로 하루 일정이 빼곡히 채워져 있다. 잠잘 시간은 커녕 부모님이나 친구들과 마음 편하게 전화 한 통 하는 짬을 내기도 어려울 정도다.

인터뷰를 위해 스포츠동아를 찾아 온 날도 피로 탓에 눈이 빨갛게 충혈이 되어 있었다. 그는 “저를 알아보는 팬들이 너무 많아 어리둥절할 따름”이라고 멋쩍어 하며 고개를 허리까지 숙여 인사했다.

서인국은 ‘슈퍼스타 K’의 지역 예선부터 본선의 마지막 관문을 통과할 때까지 총 70만 명의 지원자를 물리쳤다. 모든 과정이 서바이벌 형식으로 치러진 탓에 경쟁은 치열했다. 그가 도전하는 과정은 매주 TV로 중계됐고 시청자의 반응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열기를 보였다. 9일 방송한 최종회는 케이블TV채널 시청률로는 이례적으로 높은 8.2%%(TNS미디어코리아). 이 같은 뜨거운 반응은 고스란히 우승자인 서인국에게 몰렸다.

“차라리 가요제였다면 관심이 쏠릴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건 오디션이었어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어요. 행운아요? 맞는 말이죠. 그런데 저 노력도 많이 했어요. 극도로 스트레스를 받았는데도 머리카락이 온전히 붙어 있는 게 신기할 정도에요.”

울산에서 자란 서인국은 10살 때 가요 프로그램에서 가수 김정민이 ‘슬픈 언약식’을 부르는 모습을 보고 무작정 가요를 따라하기 시작했다. 진로를 고민하던 고등학생 때에도 가수가 되겠다는 꿈은 변함이 없었고 “여동생과 미용실을 같이 하라”는 부모의 권유에도 뜻을 꺾지 않았다.

서인국은 대불대학교 실용음악과에 진학하며 서울생활을 시작했다. ‘슈퍼스타K’에 합류해 합숙생활을 하기 전까지는 서울의 한 고시원에서 살았다.

“교수님들의 추천으로 8곳의 연예기획사 오디션을 봤어요. 마지막 갔던 곳이 JYP엔터테인먼트였는데 모두 떨어지고 나자 정말 처절하게 망가졌어요. 자신감이 떨어지니까 저 자신을 놓아버리게 되더라고요. 살도 많이 쪘죠.”

좌절하고 있던 그에게 ‘슈퍼스타 K’ 도전을 제의한 사람은 사촌형이다. 가수를 꿈꾸다 지금은 회사에 다니며 직장인 밴드를 통해 음악에 대한 열정을 달래온 이 사촌형은 뜨거운 유명세를 타게 된 동생에게 “언젠가 사람들의 관심이 없어지는 순간을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하는 차분한 ‘멘토’이기도 하다.

사람들의 관심이 높다보니 악성 댓글에도 시달린다. “합숙하던 3개월 동안 인터넷도, 휴대전화도 끊겨서 반응을 몰랐다가 우승한 다음 날 3개월 치의 악플을 한꺼번에 봤다”는 서인국은 “아직 프로도, 아마추어도 아닌 그 중간에 있기 때문에 발전 가능성을 봐 달라”고 여유 있게 당부했다.

서인국이 최종 우승자로 뽑힌 결정적인 이유는 매회 실시간으로 진행됐던 시청자 투표 덕분이다. 이승철 이효리 등 심사위원들에게 호된 지적을 받았지만 매번 시청자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어 관문을 통과할 수 있었다. 서인국 본인이 생각하는 인기 비결은 뭘까.

“평범하거나 힘든 가정에서도 꿈을 이룰 수 있고 꿈을 이뤄가는 모습을 좋게 봐 준 것 같아요. 심사위원들에게 매번 시달렸지만 한 계단 씩 오르는 것에도 공감해준 것 같고요.”

서인국은 우승 상금으로 받은 1억 원으로 고향인 울산에서 폐지 재활용 일을 하는 어머니을 위해 분식집을 열어주고 싶다는 수상소감을 밝혔었다. 그 목표가 현재 진행 중이냐고 물었다.

“사실 아직 상금 입금이 안됐어요. 하하. 실은 가게를 차리는 것 보다 진짜 하고 싶은 일은 부모님이 꿈꾸는 시골생활을 이뤄주는 거예요. 일을 그만두시게 하고 편안하게 모시고 싶은데 아직 그 단계는 꿈도 못 꾸죠.”

서인국은 이달 말 작곡가 방시혁이 만든 ‘부른다’를 타이틀곡으로 음반을 발표하고 가요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 무대를 갖는다. 또 11월에 열리는 음악축제인 MKMF에서 이색 퍼포먼스도 준비 중이다.

“10명에게 노래 잘하는 가수를 물었을 때 그 중 5명은 제 이름을 말하는 게 진짜 목표예요.”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사진 |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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