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도 마술처럼 마음대로 술술 풀려라!…세미 트로트 가수 오은영

  • 입력 2009년 10월 13일 07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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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대 여성 마술사 1호 ‘세미 트로트’ 가수 변신 오은영

10년 째 마술 하다보니 무대에 욕심…노래도 했으면 좋겠다 싶어 ‘마이크’

마술사 오은영. 그녀의 지난 날들을 들어보면 도전과 개척으로 이어진 인생이다.

항공기 승무원에서 뒤늦게 마술사로 변신에 도전했고, 마술사가 돼서는 국내 최초로 한국전통문화를 이용한 마술, 친환경 마술, 마술로 영어를 배우는 ‘매직 잉글리시’ 등의 분야를 개척했다. 1초 만에 옷을 갈아입는 의상마술은 그의 대표적인 마술이다.

그녀가 처음 마술사로 진로를 결정했을 때는 국내에 프로마술사가 약 20명밖에 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약 500명에 이른다. 또 마술 마니아는 20만 명에 달할 정도로 큰 시장이 형성돼 있다.

오은영은 여성 마술사가 드물었던 시기에 세련된 외모와 유럽 등지를 돌며 직접 배운 최신 마술로 신선함을 주며 ‘신세대 여성 마술사 1호’로 불릴 정도로 마술계에서의 행보는 ‘기록적’이고 ‘기념비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10년째 프로 마술사로 활동하고 있는 오은영이 이번에는 음악에 도전을 한다. 그녀는 9월말 싱글 음반 ‘잡아’를 내고 가수로 데뷔했다. 오은영의 가수 데뷔는 도전을 좋아하는 성격과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려는 의지가 행동으로 나타난 것이다. 또한 노래는 마술을 더 돋보이게 할 수 있다는 기대도 컸다.

“마술을 10년 하다보니 새로움에 대한 욕구가 생겨났어요. 마술도 무대에서 하는 것인데, 무대에서 노래도 하고 마술도 같이 하면 좋겠다 싶었죠.”

오은영의 데뷔곡 ‘잡아’는 세미 트로트이다.

“좋아하고 자신 있는 것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트로트를 선택했다. 2년 전 ‘잡아’를 처음 듣고 너무 마음에 들어 노래부터 확보해 둔 뒤에 가수 연습에 들어갔다는 그녀는 ‘잡아’를 마술과 트로트 공연이 접목된 새로운 대중음악 장르인 ‘매직 트로트’의 효시로 삼겠다는 각오다.

오은영은 사람이 바뀌거나 사라지는 등의 일루션 마술을 오랫동안 하면서 댄서들과 호흡을 맞춘 덕분에 이른바 ‘무대감’은 어떤 신인보다 경험이 많다. 특히 해마다 5월이면 ‘오은영 매직팀’이란 이름으로 디너쇼를 가졌고 재즈댄스, 벨리댄스 등을 마술에 활용했던 터라 가수로 변신하는 과정은 의외로 평탄했다.

더구나 어려서부터 피아노를 쳤던 오은영은 한 번 노래를 들으면 연주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청음 능력이 좋았다고 한다.

녹음을 앞두고 보컬 트레이닝을 받으면서 자신이 4옥타브를 소화할 수 있는 음역을 가졌다는 사실도 알았다.

연인에게 ‘내가 주가가 높을 때 나를 잘 잡아라’고 말하는 ‘잡아’는 오은영에게 가수 활동이 디너쇼 등에서 관객의 저변을 넓혀주는 데 큰 몫을 할 것으로 보인다.

“마술쇼는 아이들이 좋아해 디너쇼를 하면 가족단위 관객이 많았어요. 이제는 노래로 인해 어르신들도 많이 찾아오실 것 같아요. 전 세대를 아우르는 마술사 겸 가수가 되고 싶어요.”

오은영은 이런 다짐을 현실로 이루기 위해 노래와 춤 연습도 열심히 하고 새로운 마술도 개발하는 등 “늘 끊임없이 도전하고 개척하겠다”고 했다.

데뷔 음반에는 ‘잡아’ 외에 ‘뽀뽀너스’ ‘바꿔’ 등 모두 3곡이 실렸다.

“마술 공연은 관객들이 집중해서 쇼를 보니까 가수 무대처럼 큰 환호와 뜨거운 박수가 있는 그런 열광은 없었어요. 그래서 가수들이 많이 부러웠는데, 이제부터는 노래로 흥을 돋워주고, 마술로 시각을 만족시켜주는, 눈과 귀를 호강시켜주는 가수 겸 마술사가 되고 싶어요.”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사진 |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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