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에 빠진 드라마 “참 쉽죠∼잉”

  • 입력 2009년 5월 26일 07시 37분


안방극장 ‘베끼기 vs 벤치마킹’… ‘파트너’ ‘드림’ ‘스타일’ 등 3편 소재·테마 美영화 그대로 닮아

‘할리우드 베끼기 혹은 벤치마킹?’

국내 드라마들이 새로운 아이디어 원천으로 할리우드 영화가 자리잡은 것일까. 최근 국내에서 큰 인기를 모은 할리우드 영화를 떠올리는 드라마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평범한 여자의 변호사 도전기(‘에린 브로코비치’)부터 스포츠 에이전트의 성공담(‘제리 맥과이어’), 좌충우돌 패션잡지 신입기자의 성장기(‘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까지 최근 방송을 기다리는 드라마의 소재나 테마는 놀라울 정도로 영화와 닮았다.

김현주, 이동욱 주연의 ‘파트너’(극본 조정주·연출 황의경).

KBS 2TV를 통해 6월 24일부터 방송하는 이 작품은 평범한 아줌마가 억울한 사건과 맞닥뜨린 뒤 직접 변호사가 돼 거대 회사와 싸운다는 설정이 줄리아 로버츠가 주연한 ‘에린 브로코비치’와 흡사하다. 영화에서 줄리아 로버츠가 남자 동료 변호사의 도움을 받았듯 ‘파트너’ 속 김현주 역시 변호사로 등장하는 이동욱과 호흡을 맞춘다.

6월부터 촬영을 시작하는 주진모 주연의 SBS 월화 드라마 ‘드림’(극본 정형수·연출 백수찬)은 스포츠 에이전트를 다룬 영화의 대명사로 불리는 ‘제리 맥과이어’와 닮았다. 두 작품의 주인공인 주진모와 톰 크루즈는 스타 선수를 보유하지 못한 비주류 에이전트지만 희망을 잃지 않는 캐릭터가 유사하다.

방송은 7월부터지만 벌써부터 화제를 모으는 김혜수 주연의 ‘스타일’(극본 극본 문지영·연출 오종록)도 앤 헤서웨이를 스타덤에 올린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와 이야기부터 인물성정까지 겹치는 부분이 많다.

이런 유사성으로 인해 ‘스타일’은 방송 전부터 ‘한국판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란 별명을 얻었고 영화와 드라마를 빗대 메릴 스트립과 김혜수의 매력을 비교하는 발 빠른 팬들도 등장하고 있다.

할리우드 성공작들은 이미 흥행성을 검증받은 까닭에 국내 드라마 제작진으로서는 시청률 등 제작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 하지만 소재의 모방이 아니냐는 관점에서 논란이 일 수도 있다.

이에 대해 드라마 외제주작사 관계자는 “1∼2년 전까지는 일본이나 국내 만화 판권을 구입해 이를 각색한 작품이 많았지만 요즘에는 이마저도 고갈된 상태”라며 “새로운 소재를 찾다보니 할리우드까지 눈을 넓힌 것”이라고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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