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화홍련’서 치매 노인役 전양자 “아흔 어머니, 치매 투병 중”

  • 입력 2009년 5월 6일 07시 42분


기자간담회장서 실제 사연 털어놔

이유 없이 눈물을 글썽이게 만드는 얘기가 있다. 모든 ‘엄마’의 스토리다. 남의 어머니가 나의 어머니같고, 괜스레 마음이 뭉클해진다. 최근 KBS 2TV 아침 드라마 ‘장화홍련‘에 가세한 연기자 전양자(57)의 사연이 그렇다.

드라마에서 치매 노인역을 맡은 전양자에게는 실제로 치매를 앓는 아흔의 어머니가 있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 82년부터 쭉 단 둘이 살며 “3일은 죽고 못 살고, 3일은 싸우고…그러면서 너무 친하게 잘 지내왔다”는 그녀였다.

최근 ‘장화홍련’ 기자간담회장에서 전양자는 “엄마 얘기만 하면 계속 울음이 나오려 한다”며 일화를 털어놓았다. 2005년 12월 28일이었다. 그녀의 어머니는 여느 때처럼 찬장 앞에 쭈그리고 앉아 국 끓일 다시마를 뒤졌다. 딸이 “빨리 좀 줘 봐”라고 말하니 대답이 없었다. “화났어? 왜 그래?” 불러 봐도 어머니의 시선은 딸에게 닿지 않았다.

다음 날, 이모로부터 어머니가 말을 이상하게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바로 병원에 갔다. MRI를 찍으니 왼쪽 뇌의 혈액이 막혀 반신불수라는 진단을 받았다. 답답한 마음에 모든 삶을 접고 중국에 갔다. 어머니는 중국에서 전신 마사지, 발 마사지를 받고 침을 맞으며 차도가 있기를 기다렸다. 한국에 와서는 음식과 사랑으로 어머니를 보살폈고, 덕분에 상태는 많이 호전됐다.

그녀는 “젊은 시절 엄마는 날 위해 살았는데 내가 이제 엄마를 위해 살겠다”며 요즘 유기농 음식을 챙기고, 늘 애교로 대한다. “여기 이렇게 땡겨줄까?”라고 보톡스 수술을 권하면 어머니는 “미쳤어. 미쳤어”라고 답하고 “보이프렌드 좀 사귀지” 그러면 “다 늙었어”라고 말한다. 전양자는 어머니가 여전히 예쁘다는 칭찬을 좋아하고, 젊은 시절마냥 머리를 꼭 매만지고 이부자리를 정돈한다고 근황을 공개했다.

전양자는 “치매 환자가 놀랄 정도로 많다. 요양원에 보내는 분들이 많은데, 난 절대적으로 자식이 모셔야 된다는 주의다. 특히 사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어머니 때문에 자신의 건강도 각별히 신경쓰며 산다. 특히 유도를 꼭 한다. 혈액 순환을 위해서다. 누운 채로 200번의 발차기를 하고, 앞구르기, 뒤구르기 5번씩은 거뜬히 한다. 덕분에 작년에는 유도 초단 홍보대사로 임명되기도 했다.

“KBS 드라마 ‘결혼 못하는 남자’ 지진희 엄마로 결정됐고, 장진 감독 새 영화에도 영부인을 맡았고 사업도 시작하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전양자의 건강 비결은 바로 어머니를 챙기는 웰빙 생활이었다.

변인숙 기자 baram4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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