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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3월 30일 07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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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정은 ‘올드보이’의 또 다른 ‘영웅’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웰컴투 동막골’로 800만 관객을 만난 스타였다. 2003년 ‘올드보이’ 개봉 당시 강혜정의 나이 스물 하나. ‘웰컴투 동막골’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할 때는 스물 셋이었다.
충무로는 연기력과 대중적 인기를 함께 갖춘 강혜정에 환호했다. 빼어난 연기 실력에 몸을 사리지 않는 열정, 흥행능력, 거기에 나이는 이십대 초반.
강혜정은 초대형 스타로 성장을 기대 받으며 2005년 ‘연애의 목적’까지 성공,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당시 연인이던 조승우와 함께 출연한 ‘도마뱀’ 흥행 실패를 시작으로 강혜정의 질주는 속도가 크게 줄었다.
연인과 결별, 그리고 치아교정 후 찾아온 성형수술 논란. 여기에 ‘허브’ 등 후속작도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어긋난 치아의 고통을 없애기 시작한 치아교정은 훨씬 세련된 외모와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그녀에게 주었다.
반대로 대중에게는 아직까지 ‘웰컴투 동막골’의 귀여운 여일, ‘연애의 목적’의 섹시한 홍의 통통한 얼굴이 더 친숙했다.
지금 강혜정은 다시 질주의 시동을 부릉부릉 걸고 있다. 작은 체구 속에 가득 갖고 있는 연기에 대한 감각과 열정은 그녀를 가만 두지 않는다.
그녀는 한미합작 독립영화 ‘웨딩 팰리스’를 미국에서 찍었고, 신현준과 함께 한 ‘킬미’도 완성했다. 전계수 감독의 새 영화 ‘러브픽션’으로 차기작도 찜했다. 4월 9일 개봉되는 ‘우리 집에 왜 왔니’ 역시 그녀가 마음을 새롭게 다듬어 출연한 영화다.
○ “극장에서 관객들이 냄새를 맡았으면 좋겠다”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마주한 강혜정은 “극장에서 관객들이 냄새를 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냄새? 영상매체 영화에는 시각과 청각만이 있을 뿐, 후각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그녀가 모를 리 없다. 웬? 냄새?
“‘우리 집에 왜 왔니’는 의문의 여성이 첫사랑을 지켜보기 위해 무작정 그 사람의 옆집에 쳐들어가 눌러 앉으면서 시작돼요. 물론 황당해하는 집주인을 꽁꽁 묶어버리죠. 하하하(의문의 여성은 강혜정, 첫 사랑은 빅뱅의 승리, 영문도 모르고 감금되는 남자는 박희순이다). 첫 사랑은 그녀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해요. 하지만 그녀의 냄새, 체취를 맡는 순간 모든 것이 다 떠올라요. 그 느낌을 관객들이 함께 할 수 있었으면 했어요.”
몇 해 전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광고카피 ‘낯선 여자에게서 그의 향기를 느낀다’를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영화 속 강혜정, 수강은 거리에서 잠을 자는 노숙자다. 그렇게 좋은 냄새가 나지는 않을 것 같은데...
“맞아요. 뭐라고 할까요. 시큼한 냄새? 하하하. 거리에서 살지만 그렇게 더럽지는 않아요. 머리는 실제로 4∼5일씩 감지 않았어요. 안감은 머리가 캐릭터 표현에 너무 잘 어울렸어요. 극장에서 냄새를 맡을 수는 없겠죠. 하지만 그 향기의 느낌을 꼭 전하고 싶었어요. 그 점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에요”
강혜정은 최근 사랑에 빠졌다. 사랑은 그녀에게 더 큰 힘을 주는 것 같았다. 막 시작된 영화배우 강혜정의 새로운 질주는 어디까지 이를까?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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