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낭소리 만들땐 승합차 순회상영 각오”

  • 입력 2009년 3월 5일 02시 58분


고영재 PD 건국대서 강의

“처음 만들 때는 극장에 안 걸릴 줄 알았어요. 승합차에 프로젝터 싣고 마을회관 다니면서 틀려고 각오했었죠.”

4일 오후 1시 서울 광진구 건국대 산학협동관 223호. 독립영화 ‘워낭소리’의 제작자 고영재 PD(사진)가 강단에 섰다.

고 PD는 건국대가 이번 1학기 교양과목으로 개설한 ‘독립영화와 함께하는 세상 바로 보기’ 강좌를 진행할 10명의 강사 중 첫 번째 주인공. 개봉 7주 만에 212만 명의 관객을 끌어 모은 ‘워낭소리’의 인기가 대학가까지 파고든 것이다.

고 PD는 영화가 예상외의 흥행을 거듭하면서 기쁨보다 걱정이 커졌다고 털어놓았다. “관객 20만 명을 넘어 저예산 영화 ‘once’보다 높다는 말이 나왔을 때만 해도 열심히 한 보람이 들었어요. 그런데 주인공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언론에 노출돼 갖은 고생을 겪게 만들어 정말 죄송했죠.”

이명박 대통령이 ‘워낭소리’를 관람하면서 그는 사람들의 편견에 시달리기도 했다.

고 PD는 “주변 사람들한테서 ‘너 좀 진보적으로 사는 줄 알았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 ‘이제 영혼을 판 것이냐’는 비난을 받았다”며 “대통령이 와서 한 번 본 것뿐인데 그걸 그렇게 해석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고 PD는 최근 경찰에 ‘워낭소리’ 동영상 유포자를 수사해 달라고 의뢰한 것에 대해 올바른 정보공유 운동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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