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자들의수다] 방송가 블루칩 … ‘패러디의 여왕’ 신봉선

  • 입력 2009년 2월 24일 07시 12분


인터뷰라기보다 마치 예능 프로그램 녹화 현장에 함께 있는 기분이었다. 그녀는 애써 웃기려고 애쓰지도 않았고, 자신의 말을 화려하게 포장하지도 않았다. 또 솔직하게 보이려고 노력하지도 않았다. 그냥 평소 말하던 모습 그대로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와의 대화는 유쾌하고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지금 방송가에서 최고의 주가를 올리는 신봉선을 ‘여기자들의 수다’에 초대했다. 인터뷰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던 그녀와의 대화는 코너의 이름에 딱 어울릴 만큼 ‘수다’스러웠다.

신봉선과의 대화는 한창 인기를 끄는 화제의 드라마 ‘꽃보다 남자’로 시작해 소개팅, 다이어트, 결혼 등 미혼 여성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화제들이 격의없이 오갔다. 그녀는 올해 이루고 싶은 목표로 “남자친구 만들기와 다이어트 성공”을 꼽았다.

- 이정연 기자(이하 정연) : 진행을 맡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꽃보다 남자’ 이야기를 너무 자주 꺼낸다. 사심이 엿보인다.

“구준표가 금잔디에게 매섭게 대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내 마음도 찢어진다.(웃음). 자상한 면만 보면 윤지후도 좋다. 이러니 눈만 더 높아진다. 사실 고등학교 때 만화책을 밤새워 본 경험도 ‘꽃보다 남자’가 처음이었다.”

- 이해리 (이하 해리): 신봉선의 일주일은 어떤가. 하루 하나씩만 녹화해도 일주일이 금방 지나갈 것 같은데.

“월요일에는 ‘골미다’를 거의 24시간 내내 찍는다. 화요일은 ‘샴페인’, 수요일에는 밀린 라디오 녹음, 토요일은 ‘해피투게더3’, 일요일에는 ‘무한걸스’ 촬영이 있다. 물론 틈틈이 라디오 생방송을 한다. 다른 사람 같으면 벌써 과로로 쓰러졌겠지만 타고난 체력 덕분에 버틴다. 보약은커녕 하루 비타민제 한 알 먹는 게 전부다. 그냥 밥힘으로 산다. 바빠서 밥을 못 챙겨 먹을 때 가장 서럽다.”

- 정연: 바쁘면 저절로 살도 빠지지 않나.

“웬걸, 일을 하면 더 찐다. 불규칙한 식사와 시간 날 때 폭식을 하게 되니까. ‘골미다’ 언니들과 난 먹는 스케일부터 차이가 난다. 예지원, 양정아 언니는 옴삭옴삭(‘조금’이라는 뜻의 부산 사투리) 먹는데 나는 배가 고프면 매니저를 향해 ‘나를 굶어죽일 셈이야?’라고 다그치기 일쑤다. 만두국만 빼고 홍어삼합부터 과메기까지 못먹는 음식은 없다.”

- 해리 : ‘골미다’를 통해 결혼, 연애, 남자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기회가 생겼을 것 같다.

“신장 160cm 이하면 결혼정보업체에 등록할 수 없다는 걸 알았다.(웃음) 그래서 난 등록이 안된다. ‘골미다’ 이전까지는 막연히 언젠가 남자친구가 생길 거라 믿었다. 요즘엔 언니들을 보며 ‘저렇게 매력적인 언니들도 남자친구가 없는데 나는 더 큰일’이라는 위기의식이 생긴다. ‘지금 만나야 하는데, 때를 놓치면 안 되는데’라는 생각에 자꾸만 조급해진다.”

- 정연 : 연예인으로 인기가 높아지면 자연스레 남자를 보는 눈도 높아지는 것 아닌가.

“내 눈에 호감이 생기면 된다. 강하게 이끌어주는 남자면 더 좋다. 어쩔 수 없이 ‘꽃보다 남자’를 또 꺼낼 수 밖에 없는데(웃음), 구준표가 좋으니 이민호도 좋다.”

- 해리 : 데뷔 전 대학로 극단에서 연극무대에도 올랐는데 연기에 대한 욕심은 있나.

“대학교(부산 경상대 방송연예과)에서 연극할 때, 극단에서 생활할 때가 정말 행복했다. 연기는 언젠가 꼭 도전하고 싶다. 드라마도 좋지만 대학 때의 순수한 마음으로 다시 한 번 연극에 도전하고 싶다. 기회를 찾고 있다.”

- 정연 : ‘패러디의 여왕’이란 별명도 있다. 특히 손담비와 비의 패러디는 큰 화제였다.

“2시간 정도 연습하면 웬만한 가수의 춤은 익힌다. 인터넷 동영상을 보며 혼자 연습하는 편이다. 손담비 씨가 최고라고 평가한 기사를 읽고 정말 기뻤다.”

- 해리 : 개그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오나.

“친척 중에 이모의 입담이 대단하다. ‘개그콘서트’ 코너였던 ‘대화가 필요해’의 아줌마 캐릭터는 엄마를 따라 했다. 사람들이 ‘너희 엄마가 TV에 나오는 줄 알았다’고 할 정도였으니까. 이모와 엄마가 개그에는 천부적인 소질이 있는 것 같다.”

- 정연 : 동료 개그우먼 김신영과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서로를 어떻게 평가하나.

“남들은 김신영과 나를 비슷하게 본다. 실은 성격이나 개성이 좀 다르다. 물론 둘도 없이 친하다. 자꾸 경쟁자로 몰아가니까 하루는 신영이를 만나 ‘우리 신경 쓰지 말고 노력하자’고 약속했다. 괜히 대결, 경쟁이라는 단어로 우리를 묶는 기사를 볼 때마다 서로 미안하고 주춤해진다.”

- 해리 : 올해의 목표는 무엇으로 세웠나.

“남자 친구 만들기, 그리고 다이어트다. 올해 우리 나이로 서른 살이 되니 걱정이다. 한창 예쁠 나이인 20대에 날씬했어야 하는데 아쉽다. 40대에 이런 고민을 하지 않으려면 빨리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 진정한 골드미스로 거듭나기 위해서, 하하.”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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