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에 컴백 … 까칠한 태원 “나쁜남자? 난 ‘운 나쁜 남자’”

  • 입력 2009년 2월 13일 07시 22분


‘발라드 가수는 얌전하다?’

가수 태원(본명 박태흥)은 이러한 고정관념을 깬다.

3옥타브를 넘나드는 가창력과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발라드 가수지만 솔직하고 털털하며 더 나아가 ‘까칠하기‘까지 하다.

“노래를 하려면 다양한 경험을 해봐야 한다는 주의예요. 예전에는 더 까칠했어요.(웃음) 방황하던 시기에는 웃어본 적도 없죠. 하지만 그때의 방황이 지금의 양분이 돼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것 같아요”

2006년 1집 ‘퍼스트 보이스’를 발표한 후 2년 만에 2집으로 컴백한 태원은 타이틀곡 ‘나쁜 남자’로 활동을 하고 있다.

본인을 빗대 ‘나쁜 남자’로 제목을 정한 게 아니냐고 말했더니 “그건 아니다”라고 웃으며 대답했다. “‘나쁜 남자’는 양정승 프로듀서와 즉석에서 만든 곡이에요. 양 프로듀서와는 지인의 소개로 만났는데 작업을 함께 하기로 결정하고 그때부터 작업실에서 놀았어요. 당구를 치면서 사람의 센스를 파악하는 성격이더라고요.”

태원은 인터뷰 내내 무뚝뚝하게 말을 이었다. 음반을 홍보하려고 하거나 1등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도 말하지 않았다. 어떻게든 자신을 알리려 애쓰는 여느 신인과 분위기가 달랐다.

“중학교 체육대회 때 전교생 앞에서 윤종신의 ‘오래전 그날’을 부르고 장내가 떠나갈 듯한 함성을 들으며 희열을 느꼈죠. 가수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아버지의 반대에 부딪혀서 포기해야 했어요.”

태원은 반항의 의미로 더 문제아가 됐다고 했다. 고등학교 때 별명은 ‘미친 개’. 고등학교 복학생 4인조의 한 멤버로 문제도 많이 일으켰다. 변집섭이 있던 ‘태성음반’ 오디션에서 선발되기도 했지만 아버지 반대로 다시 꿈이 좌절됐다.

“아버지 뜻에 따라 인문계 대학에 들어갔는데 도저히 안 맞더라고요. 그때까지 아버지와 대화를 해본 적이 없어요. 군 입대하는 날 아버지가 제 손을 잡아주셨는데 그때부터 마음을 열게 됐어요. 이후 아버지도 제 뜻을 밀어주셨어요.”

대학 시절 태원은 동기나 선배들에게 눈엣가시였다. 사회에 나와도 상황은 같았다. 기획사로부터 사기를 당하는가 하면 아는 사람에게 배신을 당했다. 태원은 “주위 측근을 빼고 사람들을 잘 안 믿게 됐다”고 고백했다. 그래도 노래만은 자신을 배신하지 않을 거라는 잘 안다고 했다.

“언젠가 제 노래를 듣고 감격에 운 여자 분이 있었어요. 그때 내 길은 가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죠. 바람이요? 성공하면 좋지만 그것보다는 사람 냄새나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사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화보]‘나쁜남자’로 돌아온 카리스마 발라드 가수 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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