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거나… 귀여워하거나… 1020 여성 ‘꽃남 앞으로’

  • 입력 2009년 2월 3일 02시 59분


KBS ‘꽃보다남자’ 시청률 20% 인기몰이

KBS 2TV 월화드라마 ‘꽃보다 남자’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꽃남’은 10, 20대 여성 시청자를 근간으로 젊은 세대에게서 지지를 받고 있다.

시청률 조사회사인 TNS에 따르면 1월 5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1월 27일 방송된 8회까지 전국 평균 가구 시청률 20.1%를 기록했다. 이 중 여성 시청자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10대 28.5%, 20대 18.0%, 30대 16.7%, 40대 14%로 나타났다.

‘꽃남’의 인기비결은 무엇일까.

▽10대가 돌아왔다=“같은 시간대 드라마 ‘에덴의 동쪽’ ‘떼루아’의 시청률 하락폭이 크지 않다. ‘꽃남’이 그간 TV 앞을 떠났던 고등학생, 대학생들을 새로운 시청자로 붙잡았다.”(대중문화평론가 이문원 씨)

‘사춘기’ ‘학교’ ‘반올림’ ‘달려라 고등어’ 같은 학원물 드라마가 사라지면서, 젊은 층이 즐길 만한 드라마가 없었다. ‘꽃남’은 원작의 브랜드 가치가 높았기 때문에 캐스팅 단계부터 10대들 사이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또래의 잘생긴 주인공, 학교라는 배경 등 젊은 층을 붙잡을 만한 요인을 갖추고 있다.

10, 20대 시청자들은 단순한 시청자의 역할을 넘어서 등장인물에 대한 손수제작물(UCC), 패러디 물을 만들어 ‘꽃남’에 대한 관심의 확대재생산에 기여하고 있다.

▽현실도피 판타지=고등학생 여주인공을 납치해 낯선 남자 곁에 눕혀 놓기, 자살 시도, 교내 성폭행 시도, 계란과 밀가루가 난무하는 ‘왕따’ 현장, 집단 구타….

‘꽃남’의 선정성과 폭력성에 대한 비난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를 심각하게 생각하는 시청자는 그리 많지 않은 듯하다. ‘꽃남’은 서민과 재벌의 사랑, 3각 구도, 상류층의 화려한 생활을 재밌고 밝게 그려내고 있다.

회사원 장혜영(33) 씨는 “드라마의 설정 자체가 현실과 워낙 괴리된 공간이라서 거부감이 크게 들지 않는다”면서 “‘꽃남’은 고민하게 만들지 않기 때문에 편하게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꽃보다 예쁜 남자=F4의 캐스팅도 ‘꽃남 돌풍’에 한몫을 했다. 남자 주인공 구준표 역의 이민호를 비롯해 윤지후 역의 김현중, 소이정 역의 김범, 송우빈 역의 김준은 ‘완벽한 꽃미남’이란 설정 위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10대 여학생들은 꽃미남 주인공에 마음이 설레고, 20, 30대 여성은 ‘아유, 귀여워’ 하면서 본다. 꽃미남을 선호하는 여성의 취향을 F4에 응집해 놓았다.”(문화평론가 김헌식 씨)

극 중에서 F4가 입는 옷과 장신구까지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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