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오른 PD수첩… MBC ‘뒤숭숭’

  • 입력 2008년 6월 27일 03시 12분


MBC PD수첩이 4월 29일 방영한 광우병 관련 프로그램에 대한 오역 및 왜곡 논란이 거세지자 MBC는 26일 엄기영 사장이 주재하는 임원회의 등에서 대응책을 강구했다.

특히 MBC는 외부 번역가인 정지민 씨가 “다우너 소를 광우병과 연결한 것은 왜곡”이라고 지적한 글이 확산되면서 MBC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늘어나자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농림수산식품부가 PD수첩 진행자와 담당 PD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 검찰이 전담수사팀을 구성했다는 뉴스도 전해졌다.

MBC는 26일 오후 임원회의에서 PD수첩에 제기된 오역과 왜곡 논란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MBC 관계자는 “이 회의에서 30일 열리는 PD수첩과 관련한 정정보도 소송과 다음 달 1일 예정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 등에 어떻게 대처할지를 논의했다”며 “정 씨가 제기한 ‘제작진의 왜곡’ 논란과 관련해 자체적으로 사실 관계를 파악하는 작업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 상황에서 MBC가 특별히 견해를 표명할 것은 없으며, 방통심의위 심의 결정 등 사태의 추이를 봐가며 회사의 방침을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형사 고소는 민사소송이나 방통심의위 심의보다 압박의 강도가 세기 때문에 PD수첩 내부에서도 긴장하고 있다”며 “그러나 전담수사팀 구성은 사안에 비해 지나친 대응이라며 불쾌히 여기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MBC 시사교양국 PD들도 대책회의를 열었다. 한 PD는 “일부 논란이 있긴 하지만 PD수첩의 내용이 국민의 건강권, 검역주권을 찾자는 기획 의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의연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기자 출신의 한 간부는 “PD수첩을 둘러싼 이번 논란과 관련해 내부에서 직접 언급하는 경우는 적지만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도 많다”며 “이번 사안이 더 확대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 씨가 논란을 제기한 PD수첩의 4월 29일 방영분에서 공동으로 번역을 맡았던 또 다른 번역가는 26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제작진이 미국의 길거리나 상점에서 광우병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을 모은 200여 분의 촬영 테이프를 번역했는데 시민 대부분이 ‘관심 없다’ ‘모른다’고 말했다”며 “이 부분은 실제 방송에는 나가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박경모 기자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박경모 기자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박경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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