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없는 지구의 주인은 누구

  • 입력 2008년 4월 4일 03시 00분


▽히스토리채널 ‘인류 멸망 그 후’(오후 11시)=인간이 사라진다면 지구에는 어떤 변화가 찾아올까. 식물학 생태학 지질학 기상학 고고학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인류가 사라진 지구의 미래를 가상으로 그려보는 다큐멘터리. 오랫동안 인간의 활동이 없었던 체르노빌 주변과 한국의 비무장지대(DMZ)를 토대로 미래 지구의 모습을 예견한다. 할리우드 특수효과 회사의 컴퓨터그래픽 도움으로 가상 미래가 생생하게 구현된다.

1953년 이후 55년간 인간의 발길이 끊겼던 DMZ. 이곳에서는 희귀종인 두루미가 습지의 새 주인이 됐다. 인간의 흔적이 사라진 체르노빌에선 처음에 쥐들이 들끓었지만 곧 야생 보아뱀과 늑대 등 거대 포식자가 등장했다.

인류가 없는 도시에선 유리로 만들어진 건물들이 무너져 내리고 석조건물이 붕괴된다. 에펠탑 역시 관리를 않은 탓에 수십 년 내 쓰러진다. 지하도에는 지하수가 솟구치고 하수구가 무너지며 전등은 불타고 화염은 도시를 삼켜버린다.

동물 세계에도 커다란 변화가 온다. 쥐들은 음식 쓰레기가 줄어들면서 굶어 죽거나 매의 먹이가 되고 곰과 늑대 등 야생 동물들은 인간이 사라진 도심으로 몰려온다. 이로 인해 미국은 현재 아프리카에 살고 있는 것보다 세 배나 많은 동물들의 서식지로 변한다. 이 상황에서 인간의 자취를 철저하게 없애버리는 것은 바로 식물. 수십 년 내 인간이 건설한 모든 것을 식물들이 뒤덮게 된다는 것이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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