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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월 15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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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개봉하는 ‘뜨거운 것이 좋아’는 ‘싱글즈’의 권칠인 감독이 다시 만든 여자들 이야기. 성공한 40대 여성 영미(이미숙)와 그의 동생인 27세 시나리오 작가 아미, 영미의 여고생 딸 강해(안소희) 등 여성 3인의 솔직한 일상을 담았다.
1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김민희는 영화에서의 긴 생머리를 단발로 싹둑 잘라 경쾌해 보였지만 겉모습만 그랬다. 질문을 하면 느릿하고 나직하게 답했으며 부끄럼을 타다 못해 주눅이 든 것처럼 보여 당황스러웠다. 그의 당돌한 이미지는 광고와 드라마에서 ‘만들어진 것’이었다.
“사람들이 다 ‘좋아졌다’ ‘달라졌다’고 얘기해 주니까 고맙고…, 용기도 나요.”
그가 재평가받기 시작한 건 ‘굿바이 솔로’(2006년 KBS 드라마)부터. 그에게 “암흑 속에서 빛을 발견하게 해 준” 작품이었다.
“세월이 흘렀잖아요. 17세에 모델로 데뷔했는데 지금 27세. 긴 시간이죠. 광고에서의 ‘당당하고 발랄한 이미지’가 너무 강했어요. 제가 활동을 많이 하지 않아서 갑자기 바뀌었다고들 하시는데, 사실 긴 시간이 있었잖아요.”
이 영화는 감독의 전작 ‘싱글즈’의 후일담 같기도 하고 ‘싱글즈’의 세대별 버전 같기도 하다. 아미는 ‘싱글즈’에서 장진영이 연기한 나난처럼 연애도, 일도 잘 안 풀려 혼란스러워하는 20대 후반이다. 자신과 같은 나이의 역할이라 깊이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사랑하고 이별하고(그는 배우 이정재와 3년간 사귀다 1년 전쯤 헤어졌다) 일에서 실패도, 성공도 맛본 그의 20대도 아미와 비슷했으니까.
한때 김민희는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를 외치던 N세대 아이콘이었다.
실제로는? 컴퓨터와 인터넷은 ‘기본’만 할 줄 알아 인터넷 뱅킹을 신기해하는 아날로그적 인간이며, 축 늘어져 있는 것을 좋아하는 ‘귀차니스트’다.
채지영 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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