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아나운서상 신설이 주는 의미는?

  • 입력 2007년 12월 30일 10시 36분


코멘트
MBC가 올해 방송연예대상에서 아나운서상을 신설한 것은 ‘아나테이너(아나운서와 엔터테이너의 합성어)’의 공을 인정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초대 아나운서상은 서현진 오상진 아나운서가 받았다.

29일 서울 여의도 MBC 공개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서현진 아나운서는 “뉴스만 하다가 올해 처음 예능프로에 출연했는데 좋은 상 주셔서 감사드린다. 아나운서로서 예능에 출연하다보니 많이 알아봐주셔서 감사하기는 했었는데 선을 벗어날까봐 걱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MBC 아나운서는 늘 그런 부분에서 고민하고 있다”며 뉴스 진행과 예능 프로 출연에 대한 딜레마를 털어놓았다.

추세에 맞춰 연예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지만 ‘엔터테이너’로 인식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실제 이날 시상식에서 서현진 아나운서는 쇼버라이어티 부문에 후보로 지명됐으나 상을 받지는 못했다. 아나운서상에 내정됐기 때문에 굳이 연예인과 같은 상을 두고 경쟁할 필요가 없기 때문일까.

오상진 아나운서는 “많은 연예인분들이 소속사 말씀하시는데 저도 소속사인 MBC를 말하겠다. 회사의 아낌없는 지원 없었으면 이 상 못 받았을 것”이라며 연예인에 대한 경쟁의식을 보였다.

앞서 26일 이재용 아나운서는 “아나운서들이 먹고 살기 힘들어졌다”며 “연예인에 치이는 후배 아나운서들이 안쓰럽다”고 했다.

공교롭게 이날 기자간담회는 아나운서가 기획, 제작, 연출, 출연을 맡았지만 포맷은 예능 프로그램 ‘놀러와’를 차용한 프로그램 홍보용이었다.

현재 지상파 3사의 아나운서 출연 현황을 보면 MBC는 ‘지피지기’에 서현진 문지애 박현정 손정은 여자 아나운서 네 명을 투입했다. 오상진 아나운서는 ‘불만제로’, ‘환상의 짝꿍’에 출연하고 있다.

KBS는 ‘스타골든벨’ 박지윤, ‘상상플러스’에 최송현, ‘해피선데이-하이파이브’ 코너에 이정민 아나운서가 나섰다. SBS는 ‘일요일이 좋다-기적의 승부사’에 연예인팀에 맞서 아예 아나운서팀을 따로 꾸렸다.

연예인들의 공격에 맞서기 위해 ‘같은 무기’를 갖추는 아나운서의 방어전선은 이미 시끄럽다.

스포츠동아 정기철 기자 tomjung@donga.com

사진=양회성 인턴 기자 yohan@donga.com

[화보]‘2007 MBC 방송연예대상’ 떨리는 순간, 시상식 현장
[화보]‘2007 MBC 방송연예대상’ 시끌벅적 입장식
[화보]‘인기 급등’ MBC 서현진 아나운서의 일상 모습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