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에 약한 차승원 ‘5월의 악몽’ 씻을까?

  • 입력 2007년 4월 12일 19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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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배우 차승원이 '5월의 악몽'을 떨쳐낼까.

지난해 5월 '눈물' 연기로 선회한 차승원은 기세등등하게 멜로영화 '국경의 남쪽'을 극장에 내걸었다. 하지만 결과는 재앙 수준. 한날한시 개봉한 톰 크루즈의 '미션임파서블3'와 2주 뒤 국내 상륙한 톰 행크스 주연 '다빈치 코드'의 무차별 공세에 패배의 쓴잔을 마셔야 했다.

이러한 그가 올해 5월 또 다시 '눈물'을 흘리며 관객들의 심판대에 오른다. '박수칠 때 떠나라'에서 호흡을 맞췄던 장진 감독의 새 영화 '아들'(제작 KnJ엔터테인먼트·필름있수다)을 통해서다.

영화 '아들'은 무기수로 복역중인 아버지 '강식'(차승원)이 하루동안 귀휴를 얻어 15년 만에 아들(류덕환)을 만난다는 내용의 감동스토리. 헤어진 부자의 상봉이 코끝을 찡하게 만들지만 장진 감독 특유의 엇박자 유머 감각도 여전히 살아있다.

차승원은 12일 오후2시 서울 종로 서울극장에서 열린 이 영화의 시사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실제로도 제가 고등학생 아들의 아버지라 제 경험이 묻어있다"며 "그런데 그런 상황을 너무 많이 알고 오래해서 (부정을) 많이 잊고 살았던 것 같다. 영화를 보면서 그럼 점을 다시 깨우쳤다"고 뭉클한 소감을 밝혔다.

연출을 맡은 장진 감독은 "뻔해 보이지만 우리 영화에는 '절름발이가 범인이다' '브루스 윌리스가 귀신이다' 수준의 반전도 있다"며 "반전이 있건 없건 영화를 재밌게 볼수 있도록 만들었지만 스포일러는 주의해달라"고 기대감을 높였다.

그런데 우연치곤 참 묘하다. '아들'의 개봉일은 5월3일로 '국경의 남쪽'과 불과 하루 차이다. 더욱이 인기시리즈물 '스파이더맨3'가 이보다 이틀 전 '세계 최초 개봉'이라는 타이틀로 '맞불'을 놓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캐리비안의 해적: 세상의 끝에서'가 5월말 오픈되면서 차승원을 위협하는 상황이 지난해와 꼭 닮아있는 것이다.

'5월의 악몽'은 '홍보의 달인'이었던 차승원의 마인드를 바꿔놓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국경의 남쪽' 개봉을 앞두고 야심찬 8주간의 프로젝트를 추진한 차승원은 MBC 일밤 '차승원의 헬스클럽' 코너에 출연하며 영화 알리기에 열을 올렸지만 흥행참패로 빛이 바랬다.

그리고 1년여만인 지난달 주전공인 코믹 영화 '이장과 군수'로 돌아온 차승원은 방송 출연은 줄이고 언론과의 인터뷰도 고사한 채 '작품으로 평가 받겠다'며 소극적인 홍보 자세를 취했다. 개봉 2주차인 '이장과 군수'는 현재 100만 고지에 다다르며 공공의 적 '300'과의 라이벌 매치에서 살아남았다.

사실 차승원은 2005년 '혈의 누'로 청춘스타 올랜도 블룸의 '킹덤 오브 헤븐'을 물리치고 '5월의 승리'를 거둔 경험이 있다. 실제로도 아버지인 차승원의 우직한 '눈물'이 관객의 가슴을 울리며 그의 '5월의 악몽'을 말끔히 날려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스포츠동아 이지영 기자 garumil@donga.com

[화보]차승원 주연 영화 ‘아들’ 제작보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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