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용우 “생활은 평범, 연기는 특별… 그게 제 희망이죠”

  • 입력 2007년 3월 22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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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뷰티풀 선데이’에서 비리에 찌든 형사 역할을 맡은 배우 박용우. 김재명 기자
영화 ‘뷰티풀 선데이’에서 비리에 찌든 형사 역할을 맡은 배우 박용우. 김재명 기자
《배우 박용우가 전력 질주 중이다. 재작년 ‘혈의 누’에 이어 지난해에는 ‘달콤, 살벌한 연인’으로 대박을 터뜨렸고 ‘호로비츠를 위하여’와 ‘조용한 세상’이 개봉됐다. 그리고 29일 개봉하는 ‘뷰티풀 선데이’까지. “너무 달리는 것 아니냐”고 했더니 웃으며 “주의하겠습니다”라고 농담을 하고는 다시 ‘하루라도 연기를 안 하면 미칠 것 같은’ 속내를 한 보따리 풀어놓는다. ‘뷰티풀 선데이’는 식물인간이 된 아내를 살리기 위해 비리를 저지르는 강 형사(박용우)와 과거 자신의 범죄를 숨기고 짝사랑하는 수연(민지혜)과 결혼하는 남자 민우(남궁민)의 이야기. 독립적으로 보이는 두 사람의 이야기는 마지막에 엮인다. 그를 잠깐 멈춰 세웠다. 그리고 ‘뷰티풀 선데이’ 관계자와 그의 지인 7명이 그에게 던진 질문을 전해 줬다.》

○ 작품 선택 고민되지만 정답은 없어

[1] 진광교 감독=촬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장면은 뭔가요.

“마지막에 남궁민 씨와 만나는 장면요. 가장 중요한 장면이고 감정이 최고조에 이르러야 하는데 사실 촬영 중반에 찍었어요. 하면서 ‘이게 맞는 것인지’ 고민 많이 했어요.”

[2] 제작사 시네라인 석명홍 대표=지금까지 거절해 놓고 후회한 역이 있나요.

“아유, 많죠. 제가 안 해서 잘된 것도 있고 안 된 것도 있지만 밝히고 싶진 않아요. 어떤 사람은 그걸 운명이라고 하는데, 배우에겐 항상 반복되는 고민이죠. 선택에 정답은 없고, 후회한다고 도움 되는 것도 아니고…. 하나 성공했다고 영원히 가는 것도 아니고….”

[3] 그를 8년간 매니지먼트해 온 스타파크 엔터테인먼트 신경호 이사=현재 차를 8년째 몰고 있는데 저에게 싸게 넘길 생각은 없나요? 돈은 얼마나 벌고 싶은지….

“그 차 노리는 사람 많네. 8년이 아니고 7년인데 겨우 1만7000km 뛰었어요. 애인 없다고 하면 다들 거짓말이라 하는데, 애인 있으면 그렇게 나올 수가 없겠죠? 차가 아직 얼마나 좋은데…. 넘기는 건 어림도 없고요, 저는 좀 ‘거지병’이 있는데, 이것도 잘난 척인가? 소박한 편이에요. 제가 바라던 돈은 벌써 모았어요. 돈보다는 프로로서 자존심이 중요하죠.”

[4] 함께 출연한 신인 여배우 민지혜=제가 많이 받은 질문인데, 선배님이 수연이라면 민우를 용서하실 수 있나요.

“용서할 수 없다고 봐요. 이해가 안 가죠. 그렇지만 만약에 수연이가 사람의 속마음을 읽는 투시 능력이 생겨서 100% 그의 마음을 느끼게 된다면, ‘어휴. 뭐 저런 인간이 다 있어’ 하면서 눈물 한 방울 흘릴 것 같긴 해요. 애증이랄까….”

[5] 배우 남궁민=용우 선배는 연기 외 다른 것에는 하나도 관심이 없어 보여요.

“연기밖에 모르는 게 아니라 그렇게 보일 수밖에 없는 불쌍한 인생이죠. 삶을 즐길 줄을 몰라요. 원래 어디에 꽂혀서 꾸준히 하는 성격은 아닌데, 연기는 고통이 따르지만 그래서 더 도전하고 싶고 제가 살아 있다는 느낌을 줘요. 연기에선 특별하고 싶고 개인적으로는 평범하고 싶어요.”

○ 빨간 잠바만 5개월 입어… “옷 욕심 없어요”

[6] 홍보대행사 ‘오락실’ 마케터 조아라=만날 검은 파카만 입고 다니시는데, 패션에 관심이 없나요.

“일어나면 주변에서 가장 가까운 데 있는 걸 입다 보니 그렇게 됐어요. 촬영 가면 옷을 갈아입는데 평소에 왜 꾸미고 다녀요? 재작년에 빨간 잠바만 5개월 입었어요. 옷에 관심이 없어요. 명품은 선물론 받아 봤어도 직접 사 본 적은 한 번도 없어요. 연예인 중에도 의외로 그런 사람 많아요.”(그는 이날도 요즘에는 아무도 안 입을 것 같은 문제의 그 검은색 파카를 입고 왔다가 사진 촬영 때 옷을 갈아입었다.)

[7] ‘호로비츠를 위하여’에 함께 출연했고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를 같이 찍고 있는 친한 친구, 배우 엄정화=용우 씨, 나를 어떻게 생각해? 여자로서, 인간으로서….

“으하하…. 아유, 나한테 전혀 생각도 없으면서 그런 질문을…. 짓궂다. 인간적으로는 정말 가식이 없는 사람, 여자로서는 좀 아쉽죠. 좀 못 나갔으면 내가 어떻게 해 볼 텐데 잘나가서 부담스럽잖아요.”

채지영 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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