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도 ‘코디네이터’가 필요한 시대

  • 입력 2007년 2월 26일 16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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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영화 '므이'(제작 빌리픽쳐스·팝콘필름)가 국내 최초 귀신 코디네이터를 도입해 화제다.

'령'에 이어 '므이'로 호러 2연패를 노리는 김태경 감독은 26일 오후 경기도 파주 세트장에서 열린 이 영화의 현장공개 및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최초 귀신 코디네이터를 기용해 지금껏 등장했던 혼령들과 차별화 했다"고 강조했다.

영화 '므이'는 100년 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베트남의 매혹적인 초상화 '므이'에 얽힌 저주와 비밀에 대한 이야기. '므이'는 베트남어로 숫자 10을 뜻하며 베트남에서 흔한 여자의 이름을 나타내기도 한다.

내성적인 성격의 소설가 '윤희'(조안)는 베트남에 거주하는 친구 '서연'(차예련)으로부터 '므이'의 전설을 듣고 소설의 소재를 찾아 베트남으로 떠난다.

김 감독은 "관객들의 머리속에 '링'의 사다코가 너무 깊이 박혀있어 이젠 어떤 귀신 캐릭터를 봐도 사다코와 비교하는 경향이 있다"며 "창작자가 그걸 뛰어넘지 못한 실수도 있지만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을 찾기란 무척 어러운 일"이라며 한계를 인정했다.

김 감독은 이어 "전작 '령'을 촬영하면서도 이같은 지적이 반복됐다. 어떤 시도를 하건 듣도 보지도 못한 영화들과 비슷한 상황이나 시퀀스를 발견할 수 있었다"며 "당시 전문적인 인력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귀신 코디네이터를 두고 촬영 내내 상의하면서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귀신 코디네이너의 도입은 국내 최초"라고 밝힌 김 감독은 "사다코가 아닌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려 노력했고 완성된 귀신 장면을 모니터 한 후 저도 깜짝 놀랐다.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고 기대감을 높였다.

김 감독은 또한 "공포엔 보편성이 없기 때문에 가장 어려운 장르지만 여름철을 겨냥한 한탕주의 상품으로 푸대접 받는 현실이 안타깝다"면서 "깜짝쇼로 일관하는 게 아닌 두 주인공의 과거와 현재의 끈을 풀어가는 과정을 심리적인 이야기로 구성해 공포영화의 가치를 높이고 싶다"고 포부를 다졌다.

현재 90% 정도 촬영 완료된 '므이'는 오는 6월 개봉 예정이다.

파주(경기)=이지영 스포츠동아 기자 garumil@donga.com

사진=임진환 스포츠동아 기자 photolim@donga.com

차예련 조안 주연영화 ‘므이’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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