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초에 수십미터 이동하는 방법… ‘프레스티지’

  • 입력 2006년 10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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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마술사가 되기 위한 두 남자의 경쟁이 마술 쇼와 함께 펼쳐지는 영화 ‘프레스티지’. 사진 제공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최고의 마술사가 되기 위한 두 남자의 경쟁이 마술 쇼와 함께 펼쳐지는 영화 ‘프레스티지’. 사진 제공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프레스티지(prestige)’: 마술 용어로 마술의 트릭, 신의 경지에 도달한 마술의 최고 단계.

마술이 속임수라는 건 다들 알지만, 더 멋지게 속여 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보는 것. 보이는 건 항상 진실과 거리가 멀다. 11월 2일 개봉하는 영화 ‘프레스티지’는 최고의 마술사가 되려는 두 남자의 경쟁을 다룬 매직 스릴러. 당연히 눈에 보이지 않는 마술의 비법이 영화를 읽는 키워드다.

마술이 성행하던 19세기 말 영국 런던, 앤지어(휴 잭맨)와 보든(크리스천 베일)은 친구지만 마술사로선 경쟁자다. 어느 날 앤지어는 마술 도중 사고로 아내를 잃고 이를 보든의 탓으로 생각하면서 둘은 원수가 된다. 보든은 마술의 최고 단계인 순간이동 마술을 선보이고 질투심에 불타는 앤지어는 비슷한 마술을 하며 보든의 비밀을 캐내려 한다.

‘베트맨 비긴즈’와 ‘메멘토’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에 ‘엑스맨’의 휴 잭맨, ‘베트맨 비긴즈’의 크리스천 베일, 글래머 섹시 스타 스칼렛 조핸슨까지 초호화 군단. 더구나 놀라운 반전이 숨어 있다고 했다. 결과는? 기대가 컸나 보다.

구성은 산만하고 마술 장면은 관객의 눈을 사로잡기는 역부족이다. 감독은 ‘메멘토’에서처럼 정체성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두 남자가 1초 만에 수십 미터를 이동하는 순간이동 마술을 위해 택하는 방법들은 결국 ‘나는 누구인가’의 문제를 불러온다. 명심할 것, 이들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마법사’가 아니라 불가능이 가능인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마술사’다. 반전의 힌트는 대사와 상황에 숨어 있지만 그냥 속아주는 게 더 재미있다. 15세 이상.

채지영 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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