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혁신안 알맹이 없다”…이사회 반대

  • 입력 2005년 10월 4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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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적자가 예상되는 한국방송공사(KBS)가 경영난 타개를 위해 마련한 ‘경영혁신추진안(경영혁신안)’이 최근 이사회에서 잠정 보류 결정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3일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박형준(朴亨埈) 의원이 KBS 측에서 입수한 ‘경영혁신안에 대한 감사의견서’와 이사들에 따르면 KBS는 지난달 28일 이사회를 열어 경영혁신안을 논의했지만 대부분의 이사가 반대했다.

정연주(鄭淵珠) 사장은 이날 경영혁신안 통과를 촉구했지만 일부 이사는 경영혁신안의 폐기까지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는 다음 회의에서 다시 경영혁신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사들은 경영혁신안에 공영성 강화 방안과 팀제 보완책이 없으며 국민에게 내놓을 혁신적 내용이 없다며 정 사장을 질타한 것으로 전해졌다.

KBS 감사가 이날 이사회에 제출한 감사의견서 역시 경영혁신안에 대한 비판적인 내용이 주를 이뤘다.

감사의견서는 “경영혁신안이 제시한 공영성 강화 방안인 ‘원가관리 시스템 도입’과 ‘제작 시스템 혁신’ 등은 제작 효율화 측면에 치우쳐 실질적인 효과가 없다”며 “특정 이해집단의 이익에서 벗어나 공정성과 중립성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견서는 또 “지난해부터 시행된 팀 제도는 프로그램 내용 및 예산집행에 대한 게이트키핑 기능이 현저히 약화됐고, 직원에 대한 동기 부여가 되지 않아 조직 경쟁력을 저하시킨다”면서 “보완 방안이 제시돼야 한다”고 밝혔다.

의견서는 아울러 스포츠센터 및 드라마센터 신설 등 조직 확대보다는 프로그램 제작 분야의 분사를 비롯한 혁신적 구조조정안이 검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책정된 제작비를 초과할 때 불이익을 주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KBS 경영진이 지난달 초 내놓은 경영혁신안은 공영성 강화, 비용 절감 및 효율성 강화, 재원 창출, 창의적 디지털 조직 구현 등 4개 분야 47개 혁신 과제로 이뤄져 있으나 ‘백화점식 나열’이라는 사내외 비판을 받아 왔다.

▼KBS 작년 수신료 인상안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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