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SBS 드라마 ‘천국의 계단’ 시청자들 작위적 설정 비판

  • 입력 2004년 1월 29일 18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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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방송된 SBS 드라마 ‘천국의 계단’. 송주(권상우·가운데)는 바로 뒤의 정서(최지우)를 발견하지 못한다. SBS TV 화면 촬영
28일 방송된 SBS 드라마 ‘천국의 계단’. 송주(권상우·가운데)는 바로 뒤의 정서(최지우)를 발견하지 못한다. SBS TV 화면 촬영
시청률 30%대를 달리고 있는 SBS 드라마 ‘천국의 계단’(수목 밤 9·55)이 다음달 5일 종영을 앞두고 동일한 상황의 반복과 작위적 설정이 잇따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안암(眼癌)에 걸린 사실을 안 정서(최지우)가 인천 인근 섬의 별장에서 함께 간 애인 송주(권상우)의 곁을 떠난 뒤, 송주가 서울로 혼자 돌아오는 장면으로 시작한28일 방송(제17회)이 집중적인 비판 대상이 됐다. 송주(권상우)가 안암(眼癌)에 걸린 정서(최지우)를 찾으려고 서울과 별장을 오가는 장면이 두 차례나 반복된 것.

눈앞의 테이블에도 걸려 넘어지고 트렁크 속 물건도 더듬거려 찾던 정서가 별장 밖에 서 있는 송주를 보고는 재빨리 숨는, 앞뒤가 맞지 않는 장면도 방영됐다.

송주와 정서가 엇갈리는 여러 차례의 장면도 지나치게 작위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놀이공원 장면에서 △에스컬레이터에 탄 송주가 뒤따르는 정서를 발견하지 못하고 △벽화를 바라보는 송주가 등 뒤에 있는 정서를 알아차리지 못하는가 하면 △송주가 쳐다보는 순간 정서가 행인과 부딪쳐 넘어지면서 송주의 시야에서 사라지고 △놀이공원을 나서는 정서의 뒷모습을 본 송주가 뒤좇아 가자 간발의 차이로 정서가 택시를 타고 떠나버리는 장면 등이 그것이다.

인터넷 게시판에는 “한참을 울었다” “정서를 죽이지 말고 해피엔딩으로 끝내라”는 시청자들의 의견이 다수인 가운데, “시청률이 높다는 이유로 상식을 벗어난 단순 반복 장면으로 드라마를 이어가고 있다”(‘haroo44’) “앞뒤가 안 맞고 엉성하다. 권상우가 아니었으면 채널을 돌렸을 것”(‘sksk301’) “요즘은 더 극적인 상황을 만들기 위해 답답한 장면들이…”(‘favorite-u’) 등 따끔한 의견들도 적지 않게 올랐다.

제작진은 “정통 멜로이므로 스피디한 전개가 기본적으로 어렵다”면서도 “특별히 늘어지는 부분이 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28일 37.1%의 시청률(TNS미디어코리아)을 보인 이 드라마는 정서와 그의 ‘법적 오빠’인 태화(신현준)가 비극적인 삶을 마감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이승재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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