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리뷰]'베터 댄 섹스'…하룻밤 섹스후 생긴 감정은 뭘까

  • 입력 2003년 5월 19일 17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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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서 시작돼 마음으로 옮겨간 사랑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 ‘베터 댄 섹스’ 사진제공 알앤아이 애드벌룬
몸에서 시작돼 마음으로 옮겨간 사랑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 ‘베터 댄 섹스’
사진제공 알앤아이 애드벌룬

파티에서 우연히 만나 서로에게 이끌린 남자 조쉬 (데이빗 웨넘)와 여자 씬 (수지 포터)은 택시를 함께 타고 가다가 씬의 집에서 자게 된다. 조쉬가 3일 뒤 런던으로 떠날 예정이라 두 사람은 서로를 부담 없는 하룻밤 상대로 생각했다. 그러나 섹스를 하고 난 뒤 이들에게 통제불능의 감정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섹스 그 이상의 무엇이 이들에게 찾아온 것.

호주의 로맨틱 코미디 ‘베터 댄 섹스 (Better Than Sex)'는 씬과 함께 잔 조쉬가 다음 날 아침 눈을 번쩍 뜨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대개 밀고 당기던 남녀간 사랑의 완성으로 섹스를 묘사하는 다른 로맨틱 코미디들과 달리, 이 영화는 일단 섹스로 먼저 만난 남녀의 관계가 어떻게 발전하는지를 묘사한다.

영화 속 주인공들은 섹스만 하고 사랑에 빠지지는 않는 ‘캐주얼한 관계‘를 유지하려 안간힘을 쓰다가 아찔한 열정과 소소한 다툼들을 겪고 난 뒤 “더 심오하고 깊은” 마음을 체험한다. 사랑이 어떤 과정을 거쳐 몸에서 마음으로 옮겨가게 되는 지를 주제로 삼았다는 점에서 국내 개봉됐던 영화 ’포르노그래픽 어페어‘를 연상시키지만, 통통 튀는 대사들과 재치있는 상황 설정은 '포르노그래픽 어페어'의 코믹 버전같다.

또 ‘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가 사랑과 성에 대해 갖는 생각 차이 등을 조쉬와 씬의 속마음 내레이션, 일반인들의 인터뷰 삽입을 통해 들려주는 형식은 이 영화를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의 섹시 버전처럼 보이게 한다.

침대에서 남녀가 무슨 일을 하고 어떻게 느끼는 지를 시시콜콜하게 묘사한, 야한 영화이지만 그렇다고 ‘수준 낮고 질펀한’ 음담은 아니다. 누구나 겪어봤고 고민해봤을 내용을 솔직하고 재치있게 묘사했다.

뮤직비디오와 다큐멘터리 연출을 주로 해왔던 조나단 테플리츠키 감독의 장편 극영화 데뷔작. 테플리츠키 감독은 자신이 아내와 만나게 된 과정을 소재로 삼아 시나리오를 썼다고 한다. 18세이상 관람가. 23일 개봉.

김희경기자 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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