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KBS1 ‘수요기획: 벤포스타를 가다’

  • 입력 2003년 2월 4일 1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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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KBS    어린이들로 구성된 ‘벤포스타’의 마을 입구. ‘벤포스타’를 알리는 이정표 하단에 설립 연도인 1956이 기록

사진제공 KBS 어린이들로 구성된 ‘벤포스타’의 마을 입구. ‘벤포스타’를 알리는 이정표 하단에 설립 연도인 1956이 기록

지구 상에 아이들만의 나라가 있다면 어떨까.

실제로 스페인 북서쪽 오렌세 지방에는 어린이 공화국 ‘벤포스타(benposta)’가 자리잡고 있다. 이 곳에서는 세계에서 모인 150여명의 어린이가 자치 조직을 만들어 직접 대통령을 뽑고 주민회의를 통해 나라를 운영한다. KBS1 ‘수요기획-어린이 공화국 벤포스타를 가다’(밤 12시)는 이곳 어린이들의 생활을 담았다.

‘벤포스타’의 시작은 1956년. 헤수스 실바 멘데스 신부는 노먼 토록 감독의 영화 ‘소년들의 마을’(1938년)을 본 뒤 가난한 아이들 15명을 모아 벤포스타를 만들었다. 이곳에는 주거시설과 학교는 물론, 방송국 주유소 상점 은행 등 어른들의 세상에서 볼 수 있는 모든 시설이 있다.

벤포스타의 어린이들은 돈을 받고 학교에 다닌다. 수업을 공동체가 강요한 일종의 노동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모든 ‘주민’들이 빵공장, 가죽공장, 슈퍼마켓 등에서 한두시간씩 일하고 돈을 받는다. 노동력의 착취가 아니라, 스스로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차원에서다.

어른들은 아이들끼리 꾸려나가는 공동체의 무질서를 우려하지만 이들은 규율을 철저히 지키며 생활한다. 대통령 부통령 시장 장관 등 행정부도 탄탄하게 구성돼 있다. 일주일에 한번씩 주민총회를 열어 공동체의 문제와 사소한 개인적인 고민도 머리를 맞대고 숙의한다.

벤포스타 주민이 되기 위한 한가지 조건은 ‘스스로 내리는 결정’. 부모들은 아이의 입주신청서에 서명하는 것으로 실바 신부에게 양육권 및 교육권을 넘긴다. 주민은 총회의 추천을 받은 뒤 공동체 생활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고 질문과 토론과정을 통해 ‘시민’의 자격을 부여받을 수 있다.

이은복 PD는 “체험을 통해 삶을 배우는 벤포스타의 어린이들을 보면서 진정한 교육의 의미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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