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리뷰]'아이 스파이'…"쟤들 스파이 맞아?"

  • 입력 2003년 2월 3일 18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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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콜럼비아 트라이스타 영화사 '아이 스파이'

사진제공 콜럼비아 트라이스타 영화사 '아이 스파이'

수다스러운 떠버리와 어벙하기 짝이 없는 요원이 스파이가 된다면?

‘나도 스파이라니까!’하고 우기는 듯한 제목의 뉘앙스처럼, ‘아이 스파이(I Spy)’는 스파이에 영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콤비의 첩보 활동을 소재로 한 코믹 액션 영화다.

미국이 초대형 비밀 프로젝트로 추진하던 초음속 투명 스텔스 비행기 ‘스위치 블레이드’가 국제 무기 밀매상의 손에 들어간다. 무기 밀매상 건다즈(말콤 맥도웰)에게 접근하기 위해서는 그가 절대로 의심하지 않을 사람이 필요하다. 미국의 정보 당국은 건다즈가 57승 무패 경력의 세계 미들급 챔피언 켈리(에디 머피)의 열렬한 팬이라는 정보를 입수하고, 켈리에게 위장 스파이 역할을 해달라고 부탁한다. 켈리는 첩보요원 알렉스(오웬 윌슨)와 함께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릴 비밀 경매에 파견된다.

명색이 정보 요원인데도 정보 당국에서 늘 ‘찬밥 신세’인 알렉스는 양말을 재활용해 침투용 위장 마스크를 만들고, 부착하려면 번번이 떨어지는 다리미만한 도청기를 갖고 다닌다. 떠버리 켈리는 임무 수행보다 폼 나는 스파이 흉내에 더 관심이 있다.

서로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두 사람이 물과 기름처럼 겉돌다가 나중에 진정한 친구가 된다는, 다소 진부한 스토리에서 관건은 두 배우의 연기 호흡. 그런 면에서 오웬 윌슨과 에디 머피의 호흡은 잘 들어맞는 편이다. 동료 요원 레이첼(팜케 얀센)을 짝사랑하던 알렉스가 켈리의 코치를 받으며 어정쩡한 폼으로 구애하는 장면 등에서 두 사람의 연기 앙상블은 코믹 효과를 극대화한다.

반면 이 영화에서 코믹 상황 이상의 액션은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다. 폭발과 추격 신 등 액션 장면이 있지만, 할리우드 특수효과로 도배된 액션 영화를 통해 눈높이가 높아진 관객들을 충족시키기엔 부족하다. 60년대 중반 미국에서 인기를 누렸던 같은 제목의 TV시리즈가 원작. 감독은 ‘닥터 둘리틀’을 만들었던 여성감독 베티 토마스. 12세 이상 관람가. 7일 개봉.

김희경기자 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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