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리뷰]‘긴급조치 19호’ 스토리도 캐스팅도 황당 기발

  • 입력 2002년 7월 15일 17시 44분


‘조폭 마누라’의 서세원 프로덕션이 제작한 ‘긴급조치 19호’로 알 수 있는 것 몇 가지.

첫째는 오락프로를 통한 가수들의 토탈 엔터테이너화이고 둘째는 KBS2 ‘서세원쇼’ 등을 통해 구축한 서세원의 인적 네트워크다.

김장훈 홍경민을 두 축으로, ‘핑클’ ‘신화’ ‘베이비복스’ ‘캔’ ‘코요태’ 강타 주영훈 하리수 등 현재 활동 중인 웬만한 인기 가수가 총출동한 ‘긴급조치 19호’는 가수들이 만든 코미디다. 스토리도 캐스팅만큼이나 황당하면서도 기발하다.

미국과 일본에서 가수들이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위협을 느낀 청와대는 ‘긴급조치 19호’를 발동해 가수들을 잡아들인다. 활동 금지는 물론, 이들이 낸 음반도 모두 수거하고 길거리에는 ‘가수 발견시 가까운 군부대나 경찰서에 신고해 달라’는 문구가 나붙는다. 이 상황에서 김장훈과 홍경민이 그들의 팬클럽 사무실에서 잡혀가고 공효진 등이 주도하는 팬클럽이 그들을 구출하기 위한 작전을 펼친다.

‘긴급조치 19호’가 다소 유치한 줄거리에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웃음보를 터뜨리는 것은 가수들이 TV에서 보여준 캐릭터가 영화에서도 그대로 이어졌기때문. 주연급은 물론, 조연급의 연기를 보고 있으면 TV를 통해 가수들의 ‘노래외 적인 재능’들이 얼마나 일상화되어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최근에는 소속사 사장과 함께 TV 오락프로에 나오고 있는 ‘캔’은 영화속에서 군인들에게 “우리는 사실 개그맨인데요∼”라며 상황을 모면하려 한다. 지난해 탤런트 손태영을 놓고 삼각관계를 벌인 주영훈은 극중에서 동료 가수들을 수사당국에 고자질하자 친구들에게 “그러니까 여자한테 채이지”라는 비아냥을 듣는다.

틈새를 노린 웃음은 반가우나 내내 이어지는 거친 입담이 흠이다. 영화 포스터 문구도 “옵빠 졸라 사랑해”일 정도. 15세 이상 관람가. 19일 개봉.

이승헌기자 dd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