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정부, 영화의 실제주인공 비밀결혼관련 문서 공개

  • 입력 2002년 5월 30일 18시 37분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의 주인공인 영국 군인 토머스 에드워드 로렌스의 신비스러운 사생활이 차츰 밝혀지고 있다.

최근 공개된 영국 공군의 비밀기록에 따르면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아랍 전사들을 지휘했던 로렌스씨는 전쟁이 끝난 후 상당기간 월급의 3분의 2를 비밀에 싸인 한 여성에게 보냈으며, 자신의 이야기가 영화화되는 것을 반대한 것으로 밝혀졌다.

런던타임스는 29일 ‘아라비아의 로렌스는 이 여인과 비밀 결혼을 했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1925년부터 1년여 동안 루비 브라이언트라는 이름의 여인에게 간 돈은 결혼수당 같은 것이었다고 보도했다. 브라이언트씨는 지금까지 로렌스씨의 어떤 전기에도 등장하지 않았던 인물로 새 문서에도 두 사람의 관계와 돈을 지급한 이유는 나와 있지 않다.

그러나 로렌스씨가 동성애자라고 주장해온 일부 전기작가들은 로렌스씨가 여자와 같이 살거나 관계를 가진 적이 없다면서 브라이언트씨에게 지급한 돈은 ‘다른 용도’였을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로렌스씨의 전기작가 제레미 윌슨은 “로렌스씨가 종종 월급이나 인세의 일부를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었다”면서 “브라이언트씨라는 여성도 그 중에 한 명이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군 문서에 따르면 1935년 사망한 로렌스씨는 죽기 1년 전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 자신의 전시(戰時) 영웅 행위를 영화로 만들자는 알렉산더 코다 감독의 제의에 대해 격노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1962년 데이비드 린 감독이 피터 오툴, 알렉 기네스, 오마 샤리프 등을 출연시켜 만든 ‘아라비아의 로렌스’는 8개 부문의 오스카상을 수상하는 대성공을 거뒀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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