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심층해설로…쇼같이…"축구중계 우리가 최고"

  • 입력 2002년 5월 19일 16시 53분


KBS 서기철 허정무
KBS 서기철 허정무
월드컵 중계를 놓고 지상파 3대 방송사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전체 64개 경기 중 KBS가 60개, SBS가 47개, MBC가 46개 경기를 생중계하기 때문에 상당부분 중복 편성이 불가피하다. 게다가 월드컵 중계 영상을 제작하는 HBS(Host Broadcast Service)가 제작한 국제 신호 영상을 받아 중계하므로 3사의 TV 화면은 차별화가 되지 않는다. 결국 3사가 승부를 거는 대목은 캐스터와 해설자의 ’입심’이다.

# 심리를읽는중계 - KBS 서기철 허정무

KBS는 서기철 아나운서와 허정무 해설위원을 전면배치했다. 허 위원은 12년간 국가대표 생활을 했으며 네덜란드 프로축구팀 PSV 아인트호벤에서 활약했다. 또 히딩크 감독 부임 직전까지 국가대표팀 감독을 지낸만큼 (1998∼2001) 선수들의 심리를 꿰뚫고 있다고 자부한다. 그는 “표면적인 해설보다 경기 전반의 전술적 측면을 심층적으로 집중 분석하겠다”며 “어눌한 말투도, 현란한 말투도 아닌, 차분한 말투로 경기를 쉽고 깊이있게 전달하겠다”고 말해 상대 방송사에 대한 경쟁 의식이 만만치 않음을 나타냈다.

# '백김치' 같은 중계 - MBC 최창섭 차범근

MBC 최창섭 차범근

MBC는 최창섭 아나운서와 차범근 해설위원이 뛴다. 차 위원은 독일 프로축구리그 분데스리가에서 308개 경기에 출전, 98골을 넣은 축구 스타로 지명도 면에서 가장 앞선다. 특히 아들인 차두리 선수가 국가대표로 출전해 부자가 함께 하는 월드컵이어서 관심을 끈다.

차 위원은 상대 방송사의 해설자에 비해 방송 경력이 가장 짧지만 98년 프랑스 월드컵 국가대표팀 감독을 지낸 경험이 강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말투가 경직돼 있다는 평도 있지만 진지하면서도 순박한 이미지가 한국 정서에 맞아 떨어질 것이라고 MBC는 기대한다. 최창섭 아나운서는 “차범근을 내세운 MBC 중계는 ‘백김치’같은 맛을 낼 것”이라며 “톡 쏘기 보다 담백한 맛이 넘칠 것”이라고 말했다.

# '쇼' 같은 중계 - SBS 송재익 신문선

SBS 송재익 신문선

재치있는 언변이 두드러지는 SBS 송재익 캐스터와 신문선 해설위원은 ‘쇼’ 같은 축구중계를 지향한다. 신 위원은 “축구는 곧 돈이자 엔터테인먼트”라며 “말만 번지르르하다는 일부의 평가에 대해서는 신경끄겠다”고 말했다.

송 캐스터는 “후지산이 무너집니다” “XXX 선수가 빠진 경기, 막대기 없는 대걸레군요” 등 현란한 애드리브가 인터넷에 ‘어록’으로 떠돌만큼 인기를 끈다. 그는 인터뷰에서도 “탄광에 맥을 찾아가듯 골 흐름을 읽어줘야 한다” “캐스터는 소방수, 해설자는 감식반 같은 존재”라며 재치있는 비유를 연발했다.

신 위원은 86년 아시안 게임때부터 축구 해설을 시작해 올해 16년째. 그러나 국가대표팀 감독이나 해외에서 선수 생활을 한 경험이 없어 실전을 이해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신 위원은 이에대해 “미술평론가가 반드시 그림을 잘 그리는 건 아니다”며 “올바른 해설을 하려면 축구인이기 이전에 방송인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SBS는 심도깊은 해설을 위해 60, 70년대 세계적 축구스타였던 포르투갈의 에우제비오 다 실바 페레이라를 해설자로 특별 초빙했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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