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美 우디앨런, 프랑스 反유대시위 은근히 지지 눈길

  • 입력 2002년 5월 16일 18시 39분


미국의 배우 겸 영화감독인 우디 앨런이 최근 프랑스의 반(反)유대 과격시위를 둘러싼 논쟁에서 공공연히 프랑스편을 들어 눈길을 끌고 있다고 영국의 더타임스지가 16일 보도했다.

그 자신도 유대인인 앨런 감독은 미국유대인회의(AJC)가 프랑스에서 반유대 과격시위가 빈번히 발생하는 데 항의해 ‘칸영화제를 보이콧하자’는 광고를 낸 데 발끈해 최근 한 프랑스 라디오방송에서 “이들의 행동은 과거에 나치가 유대인에게 했던 행동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AJC는 LA타임스지에 게재한 이 광고에서 현 프랑스 정부를 과거 히틀러 정권에 협력했던 비시 정권에 비유했다.

앨런 감독은 기자회견에서도 이 광고를 터무니없는 짓이라고 지적하면서 “내가 알고 있는 한 프랑스인들은 전혀 반유대주의적이지 않다”고 말하는가 하면 “지난 총선에서 프랑스 국민이 극우파에 대해 취한 보여준 태도는 자랑할 만하다”고 칭찬했다.

AJC 측은 앨런 감독의 발언에 대해 “모든 유대인을 분노케 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앨런 감독은 올해 제55회 칸영화제에 처음으로 영화를 출품해 주목받았다. 그의 출품작인 ‘할리우드 앤딩’은 15일 개막작품으로 상영됐다.

한편 프랑스인권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1998, 99년 각각 9건의 불과했던 반유대 시위는 2000년에 116건으로 급격히 늘었고 올해 들어서만 360건이 발생했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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