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반달곰 방송 출연 ‘1등공신’ 유영석 PD

  • 입력 2002년 2월 22일 16시 08분


설 연휴, TV를 지켜본 시청자들은 지리산에 인공방사된 새끼곰들이 야성을 되찾는 모습에 적잖이 감동을 맛봤을 법하다. SBS가 2월11∼12일 방영한 2부작 다큐멘터리‘자연으로 돌아간 반달가슴곰’은 기존 방송분의 짜깁기와 재탕 방송의 범람 속에 단연 돋보였다.

연출자는 SBS TV 제작본부 유영석 PD(35). 경력 8년차인 그는 지난해 1월부터 꼬박 1년간 촬영 끝에 반달곰이 동면에 들어가기까지의 전 과정을 단독 연출, 첫 작품인 이번 다큐에 생생히 담아냈다.

“원래 동물을 좋아해 한 번쯤 야생동물의 생태를 추적한 자연다큐를 만들고 싶었는데, 2000년 9월부터 소재를 찾다 환경부의 반달곰 복원 프로젝트를 접하게 됐죠.”

이어 실무책임자인 국립환경연구원 야생동물과 김원명 박사(40)를 만난 유PD는 곧 다큐 제작을 위한 기획안을 내고, 방사시험 초기부터 반달곰을 좇았다. 직접제작비(인건비와 장비 사용료 등을 뺀 순수 제작비)만 1억원을 투입할 정도로 회사에서도 전폭 지원했다.

“한 일간지에서 이번 다큐가 기획의도에 치우쳐 구성과 내용이 허술한 부분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는데, 공감합니다. 그래도 멸종 위기의 동물과 인간, 자연이 어우러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화면으로 전한 것에 자족합니다.”

다큐 방영 후 시청자들의 격려 전화가 잇따랐다. 공들인 흔적이 역력하다는 사내 평가도 인색하지 않았다.

1995년 입사해 ‘그것이 알고 싶다’ ‘출발 모닝와이드’ 등 주로 교양물 제작에 참여해 온 유PD의 다음 작품은 특정지역의 생태조사지도 작성을 모색해 보는 환경다큐. 시일이 흐른 뒤 반달곰 다큐 3부를 제작한다는 계획도 있다. 유PD는 지난 2월15일에도 새끼곰들을 살피러 지리산으로 떠났다.

< 김진수 주간동아 기자 > jo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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