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포레스트 검프'는 전국민 관람불가

  • 입력 2001년 11월 15일 14시 38분


심의에서 문제가 된 장면 중 일부
심의에서 문제가 된 장면 중 일부
'포레스트 검프'는 야한 영화(?)'.

영화 '포레스트 검프(Forrest Gump,1994년작)'의 DVD 국내 발매가 영상물 등급위원회의 '심의보류' 판정으로 미뤄지면서 또다시 영상물에 대한 선정성 논란이 벌이지고 있다.

영상물 등급위원회는 지난달 23일 톰 행크스 주연의 '포레스트 검프' DVD에 대해 '음모 노출' 등의 이유로 '심의보류' 판정을 내렸다.

위원회측은 "샤워장에서 나오는 장면 중 수초간 음모가 노출된다"면서 "국내 비디오물 등급분류기준 및 방침에 따라 심의가 보류됐다"고 밝혔다.

 최근 KBS에서 방영된 화면

 심의에서 문제가 된 장면

이에 대해 '포레스트 검프 DVD' 출시를 기다려왔던 영화팬들은 "한국이 포레스트 검프를 놓고 등급 보류중인 것은 해외토픽감"이라면서 "심의보류의 객관적이고 명확한 이유를 밝혀달라"고 항의했다.

위원회 사이버 민원실에는 15일 현재 '포레스트 검프'에 대한 100여건의 항의성 게시물이 올라와 있으며, 담당부서에도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영상물 등급위원회 비디오부 김규식 과장은 "이번에 보류된 포레스트 검프 DVD는 기존의 영화·비디오에서 음모노출 부분을 자진삭제하고 심의를 받은 것과는 달리 무삭제판이기 때문에 법률에 따라 판정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김과장은 "작품성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16㎜ 애로물이 많은 우리나라의 현실상 일부 작품에 대해 음모와 성기노출을 허용하게 된다면 이후 형평성있는 법률 적용이 어려워지는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제의 '포레스트 검프 DVD'는 미국에서는 PG-13 등급(15세이상 관람가) 판정을 받았으며, 음모노출이 있었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쉰들러 리스트'은 '선정성이 없다'는 이유로 국내에서 심의를 통과했다.

특히 지난 3월에는 문제가 되는 장면이 그대로 수록된 '포레스트 검프' 영어 교육용 비디오가 '15세 이용가'로 심의를 통과해 현재 시중에 유통되고 있어, 심의 위원회의 판정 잣대가 비틀거리고 있다는 지적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위원회 관계자는 "심의위원들도 일부 전향적인 분들이 있어서 다시 심의를 신청한다면 재논의될 수도 있다"며 판정 번복의 가능성을 조심스레 내비치기도 했다.

결국 "인생은 초콜릿 상자속의 초콜릿과 같다. 이 많은 초콜릿 중에서 어느 것이 걸릴 줄 모르는 것처럼 인생도 어떻게 펼쳐 나갈지 모른단다"라는 극중 포레스트 검프 어머니의 대사처럼 '포레스트 검프 DVD'의 운명 또한 갈림길에 놓여있는 듯 하다.

파라마운트사의 '포레스트 검프 DVD'는 2시간 분량의 스페셜 디스크에 포토갤러리, 다큐멘터리, 미상영된 2개의 특수효과 장면과 함께 2.35:1 비율의 화면으로 5개국어의 자막이 제공된다.

최건일/동아닷컴 기자 gaegoo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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