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리뷰]'넥스트 베스트 씽', 섹시 마돈나는 어디갔지?

  • 입력 2001년 10월 19일 14시 43분


섹시심볼의 대명사 마돈나가 한 아이의 평범한 엄마로 돌아왔다. 무대 위에서 섹시함을 과시하며 남성들을 사로잡던 그녀가 영화 '넥스트 베스트 씽'에서 '엄마'로 완벽한 연기변신을 한 것.

'넥스트 베스트 씽'은 차선책이라는 뜻. 절친한 친구 사이였던 요가강사 애비(마돈나)와 게이인 로버트(루퍼트 에버렛)는 하룻밤의 실수로 아이를 갖게 된다.

애비와 로버트는 서로의 삶과 성생활에 간섭하지 않는 조건으로 아들 샘을 낳아 나름대로 만족스런 가정을 이룬다. 밤마다 애인을 찾아 집을 나서는 로버트를 바라보며 웬지 모를 허전함을 느끼던 애비 앞에 벤(벤자민 브랫)이라는 남자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벤과 애비가 급속도로 가까워지자 로버트는 자신의 위치에 위기를 느끼게 된다. 벤과 약혼한 애비는 샘을 데리고 뉴욕으로 떠나고, 아들과 생이별하게 된 로버트는 양육권을 얻기 위해 소송을 낸다.

감독 존 슐레진저는 이 영화를 통해 '가족'이 반드시 '결혼'이라는 끈으로 묶여야만 되는 것은 아님을 제시한다. 그러나 애비가 새로운 남자를 만나 '결혼'이라는 관습을 선택하는 것은 감독 스스로가 '차선책'이 완전한 대안이 될 수 없음을 인정한 것일 수도 있다.

한편, 샘의 친아버지가 따로 있다는 것과 친아버지가 양육권을 주장하며 법정에 들어서는 장면은 영화를 진부하게 만드는 군더더기로 느껴진다.

'피는 피일뿐' 이라며 아들에 대한 절절한 사랑을 쏟아내는 로버트는 관객에게 가족의 사랑이 무엇인가를 다시금 생각케 한다.

영화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에서 줄리아 로버츠의 게이친구로 나온 루퍼트 에버렛이 이번에도 게이로 나와 이 참에 '게이전문 배우'로 나서는 것은 아닐까 싶다.

11월17일 개봉, 15세이상 관람가.

이민주 <동아닷컴 기자>groce1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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