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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7월 25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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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보다 더 파격적인 건, 이 ‘가요 종합선물세트’의 연출자가 단 한 명이라는 점이다. KBS 위성2TV ‘가요 빅뱅’의 연출자 허주영PD(사진·33)가 그 주인공. 어떤 PD는 얼마 전 20일간의 여름 휴가를 떠났을 정도로 KBS에 인력이 풍부한데도, 허PD는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사실 처음에는 이 중 한 두 개만 맡으려고 했는데, 프로그램의 통일성에 욕심을 부리다 보니 이렇게 됐어요.”
허PD에 따르면 그 통일성이란 ‘딴따라를 재료로 한 가벼운 다큐멘터리 같은 프로그램’이다. 가무(歌舞)가 난무하는 쇼에 그치지 않고, 대중음악이란 텍스트를 적절한 두께의 ‘돋보기’로 들여다보자는 것.
이에 따라 가요 비평을 표방했던 ‘가요 빅뱅’이 31일부터 ‘가요플러스’의 화요일 분으로 흡수되고, 금요일에는 CBS PD겸 DJ로 활약한 김형준이 ‘뮤지션’급 가수들의 음악 세계를 소개한다. 목요일에는 프리랜서 이금희가 추억의 가요로 30∼40대 시청자를 겨냥한다. 월요일에는 ‘예솔이’로 알려진 이자람(서울대 국악과 4년)과 성악 전공의 가수 헤이 등이 영화음악 등을 소개하며, 수요일에는 강병규와 ‘god’ 멤버 손호영의 누나인 손정민이 가요차트 코너를 진행한다.
1994년 입사 이후 ‘이소라의 프로포즈’ 등 대부분 대중음악 관련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했던 허PD는 98년 위성2TV에서 팝 프로그램 ‘뮤직 타워’를 맡았다. 99년부터는 지금의 ‘가요 빅뱅’을 맡으며 균형 잡힌 선곡으로 적잖은 마니아 시청자를 보유해왔다. 허PD는 촌부(村夫)같은 외모와는 달리 노래방에서는 시종일관 랩만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