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SBS '여인천하'-'아버지와 아들' 김정은 쟁탈전

  • 입력 2001년 7월 11일 19시 08분


탤런트 김정은을 두고 SBS 두 드라마 사이의 신경전이 치열하다.

김정은은 SBS 월화드라마 ‘여인천하’에서 정난정(강수연)의 연적 능금으로 출연하고 있으며 21일부터 시작할 SBS 주말드라마 ‘아버지와 아들’에서 여주인공 은주 역으로도 캐스팅된 상태.

아버지와 4형제간의 갈등과 사랑을 그릴 ‘아버지와 아들’에서 은주는 아버지(주현)에 대해 가장 반항적인 둘째 아들 강재두(김명민)를 사랑하는 청순가련형 여인으로 극의 한 축을 이룬다.

하지만 문제는 두 드라마의 야외 촬영일자가 매주 월, 화요일로 똑같이 겹치면서 벌어졌다. 장소도 용인 민속촌과 춘천으로 멀리 떨어져 있다.

김정은 측은 11일 양측이 조금만 양보하면 스케줄 조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동시출연 강행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여인천하’의 김재형PD는 “어림없는 소리”라고 일축하고 있다. 앞으로 능금의 역할이 커지기 때문이다.

능금은 46회분까지 방영된 현재, 조선 상권을 쥐고있는 송도 출신 거상 백치수(김기현)로부터 상술을 전수 받고 있다. 하지만 51회분부터 중국과의 무역을 한 손에 틀어쥐고 있는 권씨(이휘향)가 드라마에 투입되면서 능금은 당시 국내외 상권을 모두 장악하게 된다.

김재형PD는 “정권을 장악한 난정과 금권을 장악한 능금의 암투가 향후 극 전개의 양대 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버지와 아들’의 김한영PD 또한 물러서기 어렵다는 입장. 김한영PD는 “은주 역은 활달한 연기를 주로 해온 김정은이 연기 변신을 시도하고 싶다며 탐을 낸 배역”이라며 “김정은을 다른 탤런트로 바꾸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SBS 내에서 긴급조정에 들어갔지만 해결방안이 쉽게 나오지 않고 있다. 김정은은 두 드라마 외에도 목요일과 금요일에 각각 방영되는 SBS의 ‘한밤의 TV연예’와 ‘기분 좋은 밤’의 MC까지 맡은 상태.

한 연기자의 얼굴을 수요일 하루만 빼고 매일 밤 만나야할 만큼 공중파 TV의 심각한 캐스팅 난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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