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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5월 16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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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개편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5월의 평균 시청률(13일까지·시청률조사기관 TNS미디어코리아 조사)은 8.1%(점유율 19.4%)로 나타나 4월의 9.8%(점유율 23.1%)보다 크게 낮아 졌다. 이는 KBS1의 8.8%, SBS의 8.4%보다 낮아 KBS2를 제외한 지상파 3사 중 가장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MBC는 8일 방송된 <뉴스 데스크> 시청률이 한 자리 퍼센트대로 떨어진 것과 맞물려 상황 수습에 한창이다. 그동안 MBC의 공영성 강화를 강조하며 프로그램 경쟁력과 관련해 공식 언급을 삼가던 김중배 사장은 지난주 “이대로는 곤란하다”며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고 한 임원이 전했다.
개편 이후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않던 노조측도 14일 낸 노보를 통해 “프로그램 개편에 임하는 전략 수립이 전무했다”며 회사측에 총체적인 처방을 요구했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EBS를 제외한 지상파 4개 채널을 놓고 ‘2중 2약’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MBC측은 일단 개편 시기에 맞춰 인기 프로그램들이 대거 종영된 데서 시청률 하락의 이유를 찾고 있다. 심우승 TV편성국장은 “<아줌마>(월화) <온달왕자들>(일일) <엄마야 누나야>(주말) 등 MBC의 전반적인 시청률을 견인하던 프로그램들이 개편 전후로 끝난 반면 <홍국영> <결혼의 법칙> 등 후속 프로그램들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50부작으로 기획돼 7월까지 방영될 월화드라마 <홍국영>은 6∼7%대의 낮은 시청률 때문에 방송 시작 직후부터 조기 종영론에 시달릴 정도. 15일에도 30회로 끝날 것이라는 소문이 불거져 나왔다.
하지만 제작 일선에서는 최근 복잡해진 사내외 환경 탓에 경쟁사에 비해 프로그램 경쟁력 강화에 전력하지 못했다는 의견에 힘을 싣고 있다. 일시적인 ‘시청률 사이클’로 보기엔 하락 폭이 지나치게 크고 깊다는 것.
한 드라마 PD는 “새롭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보다는 시청률로 검증된 이전 포맷을 별 준비없이 답습하는 등 현실에 안주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TV 편성국의 한 PD는 “이번 개편에도 KBS1의 오전 프로그램을 공략하기 위한 대책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MBC가 얼마나 빨리 묘안을 찾아낼 지 지켜볼 일이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