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EBS라디오, 내달부터 외국어 전문채널로

  • 입력 2001년 3월 27일 18시 44분


‘어린이로 시청률을, 영어로 청취율을 잡자.’

EBS가 다음달 2일 개편에 들어간다. 지난 가을 개편에서 연예인 진행자를 내세운 버라이어티쇼, 시트콤 등을 편성해 ‘교육방송 마저 시청률을 의식한다’는 비판을 받았던 EBS의 이번 개편 화두는 ‘청취율’이다.

이에 따라 EBS는 다음 달부터 EBS 라디오(FM 104.5㎒)를 외국어 전문 채널로 전환한다. EBS측은 “98년부터 EBS의 지상파, 위성, 라디오 등채널별 특성화를 추진해 왔으며 이번 라디오전환으로 이 계획이 완결됐다”며 “청취율 조사 결과 EBS 라디오 프로그램 중 어학관련 프로그램의 청취율이 비교적 높아 다른 라디오 방송과 차별화하는 차원에서 어학전문채널로 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주철환이 만나는 세상> <책과의 만남> 등 8개 라디오 프로그램이 폐지되고 <왕초보 영어> <영어동화> <초등 3년 영어> <초등 4년 영어> <김삿갓 영어 방랑기> 등 영어 관련 프로그램이 10개 신설된다. 전체 EBS 라디오 프로그램 중 외국어 관련 프로그램 비율은 54%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EBS가 지나치게 ‘기능’과 ‘전문화’에 중점을 둔 나머지 청소년의 인성 교육, 정서함양을 위한 프로그램이 줄어드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실제로 <책과의 만남> 등의 프로그램이 폐지되는 것에 대해“외국어 교육 이전에 올바른 인간성의 바탕이 되는 가치관에 대한 교육이 앞서야 한다.” “EBS마저 실리에 얽매이는 교육을 권장해서 되겠느냐”는 의견이 EBS 인터넷 게시판에 쏟아지고 있다.

가을 개편 이후 시청률을 잡는데 어느 정도 성공한 EBS 지상파 TV의경우 유아, 어린이 대상 프로그램을 늘렸다. 유아, 어린이 프로그램은 EBS를 통틀어 가장 시청률이 높은 분야. EBS의 전체 평균 시청률이 1.5%인 반면 유아 및 어린이 대상 프로그램은 5∼6%대다.

유아, 어린이 프로그램과 라디오 어학 프로그램 증가가 교재 판매수익을 염두에 둔 결정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EBS측은 “인터넷 때문에 최근 몇 년간 교재 판매는 줄어드는 추세인 만큼 수익을 기대할 수 없다”며 부인했다.

한편 EBS는 다음달부터 평일 오전 방송시간을 1시간 연장해 정오까지 방영한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