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親정부 편파보도 심각"…국제언론인協 결의문

  • 입력 2001년 1월 27일 18시 36분


국제언론인협회(IPI) 제50차 연례총회가 후고 뷔틀러 회장(스위스 노이에 취리히 차이퉁 주필) 등 세계 언론인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7일 인도 뉴델리에서 개막됐다.

이날 총회에서는 최근 들어 정부 통제하에 있는 방송사들이 정권에 유리하게 편파보도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고 지적하고 각국 정부에 공영방송의 뉴스 편성권 독립을 강력히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결의문은 “정권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국가들을 포함, 상당수 국가에서 공영방송사들의 시사 뉴스 편파보도가 증가하고 있는데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면서 “공영방송은 독립적인 편성권을 갖고 있어야 하며 엄격한 기준 아래 공정하게 보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총회 참석자들은 또 △언론인 취재허가 제한 철폐 △언론자유 침해 소지가 있는 인터넷 규제 철폐 △국제기구의 언론 감시 역할 증대 △중동 평화협상 취재에 대한 언론인 신변 보장 △집행유예 남발을 통한 언론인 통제 철폐 등을 촉구하는 결의문도 채택했다.

한국에서는 오명(吳明) 동아일보 사장 등 16명이 이번 총회에 참석했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

▽IPI 결의문(전문)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고 있는 IPI총회는 정권 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국가들을 포함, 상당수 국가에서 공영방송사들의 시사 뉴스 편파보도가 증가하고 있는데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

시민들의 요구에 부응하고 신뢰받는 방송이 되기 위해서는 공영 라디오와 TV방송사들은 독립적인 편성권을 갖고 있어야 하며, 엄격한 기준 아래 공정하게 보도해야 한다.

공영방송사들은 공영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특정 정당이나 이익집단, 또는 행정부의 간섭을 받지 말아야 한다.

또 공영방송사의 이사회는 정치권으로부터 분리된 독립적인 기구여야 한다. 체코의 경우 최근 정부가 방송사 사장을 임명했는데 IPI는 체코 정부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반발하는 기자들을 적극 지지한다.

이번 총회는 93년 9월 IPI 빈 총회에서 채택된 공영방송 헌장을 상기한다. 당시 공영방송 헌장은 ‘즉각적이고 총체적으로, 언론 자유에 방송의 자유를 포함시키는’ 법적인 보장을 촉구한 바 있다.

이같은 입장에서 볼 때 정부의 영향력 아래 놓인 방송사들은 반드시 편성권이 독립된 방송사로 변신해야 한다. 아울러 모든 공영방송사들은 정치적 영향으로부터 자유롭게 보도할 수 있어야 한다.

IPI는 향후 독자적인 뉴스 편성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방송사들을 예의 주시하고 정치권의 방송사 간부 임명을 거부하는 기자들을 적극 지지하기로 결의한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