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커밍아웃 홍석천 방송활동 기지개

  • 입력 2000년 12월 3일 19시 53분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공개적으로 밝힌 뒤 방송출연을 거의 하지 못했던 탤런트 홍석천이 최근 재기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는 MBC 시트콤 ‘세친구’에서 주인공 박상면에게 디자인을 가르치는 의상실 디자이너 ‘홍석천’으로 고정 출연한다.

이 달초에는 MBC 라디오 프로그램 ‘FM골든디스크 김기덕입니다’에서 동성애 가수들의 음악 특집에 게스트로 출연할 예정. 지난달에는 MBC의 라디오프로그램 ‘시선 집중 손석희입니다’에도 출연했다.

최근 인터넷 방송 JOY TV의 시트콤 ‘파라다이스’에 주인공으로 캐스팅돼 촬영이 진행 중이며 요요TV 등 다른 인터넷 방송 토크쇼에도 출연했다.

현재는 경인방송에서 ‘연예세상’ MC로 활동 중. 또 이달 중순경에는 자신의 ‘사랑’이야기를 다룬 수기도 펴낼 계획이다.

그는 “커밍아웃 직후 수입이 예전의 겨우 10% 수준이었으나 최근에는 30%선까지 회복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가 맡은 역할은 여전히 ‘동성애자’라는 것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연기자로서 재기라고 보기엔 아직 이르다. ‘세친구’에서 그는 동성애자의 분위기를 풍기는 남자 디자이너로, ‘파라다이스’에서는 룸살롱의 남자 마담으로 나온다. 또 커밍아웃을 한 후에도 ‘짤리지’ 않은 유일한 프로그램인 ‘연예세상’과 간간히 얼굴을 비추게 될 ‘세친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일회성 출연인 점도 ‘재기’가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그는 “대부분 동성애와 관련된 주제나 희화화된 동성애자 캐릭터로 출연제의가 들어와 서운하기도 하지만 지금 내 현실에서는 어쩔 수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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