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물의빚은 연예인들 조기 방송복귀 '눈총'

  • 입력 2000년 11월 27일 18시 39분


“연예인이 그렇게 큰 벼슬이냐. 공인으로서 책임감도, 최소한의 양심도 없다.”

“스스로 잘못을 인정할 줄 모르는 연기자를 출연시키는 방송사가 더 한심스럽다.”

최근 인기 연예인들의 원조교제, 성폭행, 음주운전 등 불미스런 사건이 잇따르면서 사회적 물의를 빚은 연예인의 성급한 방송 복귀에 대해 따가운 시선이 쏠리고 있다.

특히 연예인들이 신중하게 처신하지 않아 각종 불미스런 사건이 이어지는데는 해당 연예인의 조기 방송복귀도 한몫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비판이 집중되고 있는 연예인은 7월 무면허 음주운전 사고를 냈던 탤런트 김지수. 면허가 없는 김지수는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 0.175%인 상태에서 차를 몰고가다가 사고를 냈다. 그러나 불과 한 달여만에 KBS 주말극 ‘태양은 가득히’의 주인공으로 캐스팅된데 이어 지난달부터는 MBC 일일극 ‘온달왕자들’에서도 여주인공을 맡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그의 방송 출연에 반대하는 ‘안티 김지수’ 사이트가 개설됐으며 KBS, MBC, 방송위원회 인터넷 게시판에는 항의성 글이 폭주하고 있다.

특히 KBS의 경우 “공영방송임을 내세워 출연자의 머리 염색과 복장은 엄격히 규제하더니 정작 살인행위라고 할 수 있는 음주 운전에는 관대하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9월 인터넷 방송에서 욕설로 물의를 빚었던 탤런트 박철도 계속 논란을 빚고 있는 연예인. 욕설파문 직후 그는 진행하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스스로 물러났으나 지난달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

이밖에 대마초를 피우다 구속됐던 개그맨 신동엽도 지난달 10개월만에 MBC, SBS의 간판 오락프로그램의 MC로 나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처럼 연예인들의 쉽게 방송에 복귀하는 현상에 대해 국민대 이창현교수(신문방송학)는 “물의를 빚었더라도 인기만 있으면 상관없다는 제작진의 태도나 물의를 빚은 연예인이 오히려 더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생각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교수는 “시청자들이 시청거부운동 등 보다 조직적인 활동을 통해 방송국측에 압력을 행사하고 각 방송사가 내규를 통해 물의 연예인에 대해 일정 기간 출연을 금지시키는 등의 방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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